삼선동1가 토요일 아침 — 한성대입구 6번 출구 뒷길의 떡집 둘과 1976 우편함

토요일 아침 7시 30분, 나는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왔다. 동소문로의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오른쪽 좁은 길로 들어가면 삼선동1가 안골목이다. 떡집 두 집의 김, 1976년식으로 보이는 노란 우편함, 셔터 여섯과 평상 둘. 한 시간 동안 본 것을 옮겨 적는다.

출구에서 사거리까지 — 7시 30분의 햇볕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로 올라오면 동소문로가 먼저 보인다. 4차로의 차량은 토요일 아침 7시 30분에도 신호마다 멈췄다 풀린다. 햇볕은 동쪽에서 비스듬히 들어왔고, 빌딩 외벽의 그림자가 인도 위에 길게 누웠다. 나는 사거리를 건너지 않고, 출구에서 등을 돌려 오른쪽 작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골목 입구 모서리에 작은 부동산이 있었고, 셔터는 내려져 있었다. 셔터 옆 전신주에 붙은 종이는 모서리만 남아 있어 글자는 읽지 못했다. 그 너머로 보광로 방향으로 빠지는 좁은 길이 두 갈래로 갈라졌고, 나는 왼쪽 길을 골랐다.

삼선동1가 89번지쯤 — 떡집 두 집의 김

골목을 30미터쯤 들어가니 떡집이 두 집 마주 보고 있었다. 왼쪽 집의 간판은 손글씨로 시루떡 인절미 절편 가래떡이라고 가로로 다섯 글자씩 적혀 있었고, 오른쪽 집의 간판은 인쇄체 검정 글씨로 콩떡 쑥떡 송편이라고 적혀 있었다. 두 집 모두 문은 열려 있었고, 흰 김이 천천히 길 쪽으로 나왔다. 왼쪽 집 안쪽에는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하얀 앞치마를 두르고 시루의 면을 칼로 다듬고 있었다. 김의 온도는 손등에 닿았을 때 섭씨 62도쯤이라고 느꼈다. 1킬로그램에 9000원이라는 손글씨 가격표가 카운터 옆 벽에 붙어 있었다. 오른쪽 집은 카운터에 사람이 없었고, 시루 위에 흰 천이 덮여 있었으며, 그 천 위로 김이 일정한 속도로 빠져나오고 있었다.

1976 우편함과 콘크리트 본동

떡집 두 집 사이의 작은 골목으로 다시 들어가면 1976년식으로 보이는 노란 우편함이 콘크리트 외벽에 달려 있다. 우편함의 글씨는 거의 다 지워졌지만 89-1이라는 숫자만 가까스로 읽힌다. 외벽은 회색 콘크리트에 1980년대식 와플 무늬가 찍혀 있었다. 본동은 4층, 외벽 두께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로 보였고, 2층 베란다에는 빨래 줄에 흰 셔츠 두 벌과 양말 일곱 짝이 걸려 있었다. 옆집의 외벽에는 1992년이라고 적힌 작은 청동판이 박혀 있었다. 1976과 1992가 한 골목에서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은 흔하지 않다. 두 본동 사이의 간격은 손을 펴면 손바닥이 닿을 정도로 좁았다.

평상 둘 — 노란 매트와 신발 네 짝

골목 중간에 평상이 두 개 놓여 있었다. 평상 위에는 노란 고무 매트가 깔려 있었고, 매트 위에는 검정 운동화 두 짝과 슬리퍼 두 짝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평상 옆 화분은 일곱 개였고, 그중 다섯 개에 빨간 제라늄이 피어 있었다. 평상 위에 앉아 있던 분은 보이지 않았지만, 평상 다리 옆에 식은 종이컵 두 잔이 놓여 있었다. 아침 7시 45분의 햇볕은 평상의 왼쪽 절반만 비추고 있었다. 햇볕이 닿지 않은 오른쪽 절반 위로는 차가운 공기가 한 겹 깔려 있는 듯했고, 매트의 노란색이 그 부분에서만 잠시 흐릿해 보였다.

셔터 여섯의 손글씨

골목을 한 바퀴 도는 데 약 12분이 걸렸다. 그 동안 셔터를 내린 가게는 모두 여섯이었다. 셔터마다 손글씨가 달랐다. 첫 번째 셔터에는 일요일 휴무라고 검정 매직으로 적혀 있었다. 두 번째는 임대문의 전화번호, 세 번째는 점심시간 12시부터 1시까지, 네 번째는 아무 글자도 없었고, 다섯 번째는 영업합니다 9시부터라고 빨간 매직으로 적혀 있었다. 여섯 번째 셔터는 가장 인상에 남았다. 가게 이름 자리에 잠시 다른 길로 갔습니다 2026년 가을이라고 적혀 있었다. 가을이라는 글자 옆에 작은 화살표가 그려져 있었고, 화살표 끝에는 골목 안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결론 — 다음 주에 다시

골목을 빠져나오니 8시 5분쯤이었다. 6번 출구 앞 신호등은 다시 빨간색이었고, 횡단보도 건너편의 카페는 8시 정각에 막 문을 연 듯 점원 한 명이 입간판을 끌고 나오고 있었다. 나는 골목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았다. 1976 우편함과 김이 나는 떡집과 가을이라는 두 글자가 한 화면에 들어왔다. 다음 주 토요일에 다시 와서 가을이라는 셔터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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