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화요일 오전 10시 54분, 낙원상가 2층 — 화요일 오전의 셔터 다섯과 기타 일곱

나는 종로3가역 5번출구에서 낙원상가 2층 악기상가 통로까지 도보로 4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를 걸었다. 오전 10시 54분, 2층 통로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가는 동안 셔터가 내려진 가게 다섯과 입구에 진열된 기타 일곱을 세어 두었다. 화요일 오전의 낙원상가는 영업 시작을 향해 천천히 깨어나는 골목이었다.

종로3가역 5번출구에서 낙원상가 2층까지

나는 오전 10시 50분 종로3가역 5번출구를 빠져나왔다. 5번출구 계단 위에서 보면 낙원상가의 4층 콘크리트 본동이 도로 위로 떠 있는 모습이 정면으로 들어온다. 1967년부터 짓기 시작했다는 본동은 길이 약 110m, 4층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 같은 두께의 슬래브가 세 번 더 얹혀 있는 단순한 구조다. 도로는 본동 아래를 통과한다. 5번출구에서 본동 입구까지는 보행로로 약 80m, 보도 폭은 어림잡아 3.2m였다. 본동 아래 도로 통과 구간에서는 햇빛이 끊어지고 형광등 불빛이 천장에 일렬로 늘어섰다. 천장의 콘크리트 슬래브 두께는 약 28cm로 보였다. 본동 옆 계단을 올라 2층 악기상가에 도착한 시각이 오전 10시 54분이었다. 2층 통로 폭은 약 1.8m. 통로 양옆으로 가게가 마주 보고 늘어서 있었다.

2층 입구 진열대의 기타 일곱과 손글씨 가격표

2층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인 것은 통로 한쪽 가게의 진열대에 걸려 있는 기타 일곱 대였다. 어쿠스틱 기타 다섯과 클래식 기타 둘. 가게 입구 너비는 약 2.4m였고, 그 너비 안에 일곱 대의 기타가 위아래 두 줄로 걸려 있었다. 아랫줄은 손이 닿는 약 1.2m 높이, 윗줄은 약 1.9m 높이였다. 기타 아래에는 흰 종이에 검은 매직 펜으로 적힌 손글씨 가격표가 한 장씩 붙어 있었다. 일곱 장의 종이 중 다섯 장은 가격이 다섯 자리, 두 장은 여섯 자리였다. 종이의 가장자리는 모두 한 번씩 접혔다 펴진 흔적이 남아 있었고, 한두 장은 가격 위로 작게 줄을 그어 새로운 숫자가 덧붙어 있었다. 가게 안쪽에는 우쿨렐레가 따로 한 줄로 걸려 있었고, 그 옆 진열대 아래에는 케이스 다섯 개가 가지런히 세워져 있었다. 점주는 입구 옆 의자에 앉아 신문을 펼치고 있었다. 의자의 높이는 약 45cm였다.

안쪽 통로의 셔터 다섯과 1996이라는 네 자리

2층 통로 안쪽으로 50m쯤 걸어 들어가자 셔터가 내려진 가게가 차례로 나왔다. 통로 왼쪽 보도에 셔터 셋, 오른쪽 보도에 셔터 둘, 모두 합쳐 다섯이었다. 셔터가 내려진 다섯 가게 중 네 곳은 셔터 위에 손글씨로 적힌 종이가 한 장씩 붙어 있었다. "오전 11시 30분 영업 시작"이라는 열한 글자가 두 장, "잠시 자리 비움"이라는 일곱 글자가 한 장, "수리 작업 중"이라는 다섯 글자가 한 장. 글씨는 모두 검은 매직 펜이었고, 종이의 네 모서리에 투명 테이프가 한 줄씩 붙어 있었다. 셔터의 색은 다섯 가게가 모두 짙은 파란색 계열이었지만, 페인트의 톤은 가게마다 조금씩 달랐다. 한 가게의 셔터는 아랫부분 칠이 벗겨져 회색 금속면이 드러나 있었고, 그 위로 1996이라는 네 자리 숫자가 작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 셔터를 올렸을 때 천장에 닿는 위치로 보였다. 통로의 형광등은 약 1.5m 간격으로 천장에 매달려 있었고, 그중 두 개는 색이 다른 흰색으로 깜빡이고 있었다.

점주 둘과 손님 한 명의 시연 40초

오전 11시 12분, 안쪽 가게 한 곳의 셔터가 위로 올라갔다. 셔터가 올라가는 데 약 6초가 걸렸고, 그 뒤로 통로 폭의 절반쯤이 빛으로 채워졌다. 가게 안에서 점주가 어쿠스틱 기타 한 대를 꺼내 입구 옆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는 기타의 줄을 한 줄씩 손가락으로 튕겨 음을 맞추기 시작했다. 옆 가게의 점주가 의자에서 일어나 통로를 건너왔고, 두 사람 사이에 짧은 인사가 오갔다. 마침 그때, 손에 작은 가방을 든 손님 한 명이 통로 끝에서 걸어 들어왔다. 그는 손가락으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를 가리켰고, 점주는 의자에서 일어나 기타를 내려 주었다. 손님은 그 자리에서 의자에 앉아 기타를 무릎 위에 올리고 짧은 코드를 두 번 시연했다. 시연은 약 40초간 이어졌다. 점주는 옆에서 줄의 텐션을 살피며 두 번 고개를 끄덕였다. 시연이 끝났을 때 손님은 점주에게 다른 모델을 한 대 더 보여 달라고 손짓했다.

4층 옛 영화관 입구의 그늘진 글자 자리

2층 통로 끝의 계단을 올라 4층으로 갔다. 4층 통로의 한쪽 끝에는 옛 영화관 입구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입구의 너비는 약 3.4m, 위쪽 벽면에 굵은 폰트의 한글 간판 자리가 어두운 색으로 남아 있었다. 간판은 떼어 갔지만, 페인트의 색이 주변과 달라 글자의 윤곽이 그늘처럼 떠 보였다. 옛 입구 옆의 매표창구 자리는 셔터로 막혀 있었고, 셔터 위에 "임대"라는 두 글자가 적힌 흰 종이가 한 장 붙어 있었다. 4층 천장의 높이는 약 2.7m로 2층과 비슷했고, 통로 끝의 비상구 표지등은 켜져 있었다. 비상구 옆 콘크리트 벽면에는 오래된 액자 자국이 한 줄 남아 있었다. 약 80cm 길이의 직사각형 자국이었고, 그 위에 페인트가 한 번 덧칠된 흔적이 비스듬한 빛 아래에서 잡혔다.

결론 메모

2026년 5월 12일 화요일, 낙원상가 2층은 영업이 시작되기 직전의 통로였다. 화요일 오전 11시의 셔터 다섯과 진열된 기타 일곱은 종로3가 한 블록 위에서 같은 시간에 반복되는 풍경이었고, 손글씨로 적힌 영업 시작 시각이 그 풍경의 호흡을 정하고 있었다. 다음 화요일 같은 시각 같은 자리로 다시 와서 셔터의 수와 진열된 기타의 종류를 다시 세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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