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금요일 오후 4시 20분, 이문1구역 외대앞역 골목에서 — 곧 헐릴 다세대 일곱과 마지막 인쇄소 둘
외대앞역 1번 출구에서 휘경동 방향으로 천천히 7분, 이문로7길과 이문로15길 사이를 한 시간 걸었다. 다세대주택 일곱 동에는 이미 빨간 X 표지와 'D-30 철거 예정' 종이가 붙어 있었고, 골목 안 인쇄소 둘만이 형광등을 켜둔 채 영업 중이었다. 사라지기 직전의 동네를 가능한 한 적어 둔다.
외대앞역 1번 출구의 첫 5분
1호선 외대앞역 1번 출구로 나오면 길이 살짝 내리막이다. 출구 바로 옆 전봇대에 '이문1재정비촉진구역 — 사업시행계획 변경고시' 종이가 셋 붙어 있었고, 그중 하나는 5월 13일자였다. 좌측 골목으로 30미터쯤 들어가면 이문로7길이 시작된다. 5월 둘째 금요일 오후 4시 20분, 골목 입구의 분식집은 셔터를 반쯤 내리고 있었고 사장님은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내 걸음 소리에 한 번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화면으로 돌아갔다. 햇살은 서쪽으로 기울어 골목 한쪽에만 길게 떨어졌다.
이문로7길의 빨간 X와 'D-30' 스티커
골목으로 들어가자마자 다세대주택 일곱 동이 일렬로 보였다. 모두 3층,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올라간 건물 같았다. 외벽은 회색 시멘트 모르타르에 분홍색 페인트가 부분적으로 덮여 있었고, 1층 현관 옆에는 예외 없이 빨간 스프레이로 큰 X가 그어져 있었다. 그 옆에 'D-30 철거 예정 — 거주자 이주 완료' 종이가 비스듬히 붙어 있었다. 종이 모서리는 햇볕에 노랗게 바랜 채였다. 나는 그 일곱 동을 일곱 번 사진 찍지 않고 일곱 번 그냥 천천히 지나갔다. 어느 집 우편함에는 광고 전단지가 다섯 장쯤 꽂혀 있었고, 그 위에 손바닥만 한 거미줄이 생겨 있었다.
인쇄소 둘이 켜놓은 형광등
이문로7길에서 이문로15길로 꺾으면 좁은 인쇄골목이 나온다. 4년 전 처음 왔을 때는 작은 인쇄소가 여섯 곳이었는데 오늘은 둘만 형광등을 켜고 있었다. 한 곳은 '대성인쇄'라는 손글씨 간판, 다른 한 곳은 간판이 없고 유리문에 '명함 1박스 8,800원'이라고 매직으로 적혀 있었다. 대성인쇄 사장님은 60대 초반쯤으로, 노란 형광등 아래에서 명함을 열 장씩 묶고 있었다. 문 옆 카운터에 검정 명함 박스가 셋, 그 옆에 자줏빛 종이 박스가 둘 쌓여 있었다. 나는 들어가지 않고 유리문 밖에서 15초쯤 서 있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들어가서 명함을 한 박스 주문할까 잠시 망설였지만, 오늘은 그냥 보는 날로 두기로 했다.
골목 안쪽 — 1985년 적벽돌 빌라와 화분 일곱
인쇄골목을 빠져나오면 1985년에 준공된 적벽돌 4층 빌라가 한 동 남아 있다. 외벽 모서리에 시멘트로 새긴 '1985'가 아직 또렷했다. 1층 현관 외벽에는 누군가 화분 일곱을 일렬로 놓아 두었다. 군자란 둘, 산세베리아 하나, 작은 다육 셋, 그리고 이름 모를 풀 하나. 흙은 마른 채였고, 최근에 물을 준 흔적은 없었다. 빌라 2층 창문 두 곳에 빨래가 널려 있는 걸 보니 적어도 두 가구는 아직 살고 있는 듯했다. 누가 화분을 두고 갔는지, 아직 누가 가꾸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일곱 개가 거기 있다는 것만 적어 두기로 했다.
외대앞 시장의 남은 분식집 둘
외대앞 시장은 외대앞역 2번 출구 쪽 작은 골목에 있다. 절반은 이미 비어 있고, 떡볶이집 둘만 영업 중이었다. 떡볶이 2인분 4,000원, 어묵 한 꼬치 700원. 한 곳은 사장님 혼자, 다른 한 곳은 60대 부부가 분담하고 있었다. 나는 첫 번째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1인분만 시켰다. 떡은 살짝 굳었지만 양념은 여전히 매콤하고 묽지 않았다. 사장님은 "여기도 곧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날짜는 모른다고 했다. 단지 "올해 안에는"이라는 표현만 두 번 반복했다.
사라지기 전 7분 더 걸어두기
분식집을 나와 다시 이문로7길 입구까지 걸어 돌아갔다. 빨간 X가 그어진 다세대 일곱 동을 한 번 더 지나면서, 이번에는 외벽의 깨진 부분과 균열 두 곳을 천천히 살폈다. 1층 우편함의 광고 전단지 다섯 장은 그대로였다. 골목을 빠져나올 때 시계는 오후 5시 23분을 가리켰다. 한 시간 3분, 휴대폰 만보기는 1.6km, 2,144걸음을 기록했다.
기록 메모: 다음 달에 다시 와도 같은 골목이긴 하겠지만 가림막은 더 높아져 있을 것이다. 빨간 X와 'D-30'은 끝내 0이 될 것이고, 그때는 오늘 본 일곱 동의 모습이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사라지기 전에 일곱 번씩 천천히 지나가는 일 — 그게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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