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 월요일 오전 8시 50분,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 봄 출근복 남자 옷차림 열두 벌

5월 첫 월요일 아침 8시 50분, 여의도역 5번 출구로 올라가 IFC몰 방향으로 걷는 남자 직장인 열두 명의 옷차림을 적었다. 5월의 평일 출근복은 한 주 만에 겨울티가 빠졌다. 두꺼움이 줄고, 색은 밝아졌고, 무게중심이 셔츠 한 장으로 옮겨가는 중이었다.

여의도역 5번 출구, 8시 50분의 풍경

나는 8시 38분에 5호선 여의도역 승강장에 내렸다. 5번 출구로 올라가 IFC몰 방향으로 걸으면서 횡단보도 두 개를 건너기 전까지, 반대편에서 걸어오거나 내 옆으로 추월해 가는 남자 직장인 열두 명을 골라 옷차림을 종이수첩에 적었다. 표본은 작지만 5월 첫 출근일의 한 단면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외기는 약 17도, 바람이 거의 없는 흐린 아침이었다.

지난주 같은 출구에서 본 4월 말 풍경과 비교하면 두 가지가 빠졌다. 하나는 바람막이 아우터의 두께, 또 하나는 짙은 회색의 비중이다. 봄이 늦게 온 올해는 5월 첫 월요일에 와서야 이른바 '셔츠 한 장 출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했다.

아우터 — 얇고 짧아진 한 겹

열두 명 가운데 외투를 걸친 사람은 일곱 명이었다. 지난주 4월 28일 광화문 D타워 앞에서 본 같은 시간대에는 열두 명 중 열 명이 외투를 입고 있었다. 한 주 사이 세 명이 외투를 벗었다는 뜻이다.

외투의 종류는 더 단순해졌다. 일곱 명 중 네 명이 베이지 또는 카키색의 짧은 면 자켓을 걸쳤다. 길이는 모두 엉덩이를 살짝 덮는 정도였다. 두 명은 짙은 네이비의 얇은 블레이저, 한 명은 회색 가벼운 카디건이었다. 패딩 조끼나 두꺼운 트렌치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아우터의 색은 베이지 4, 네이비 2, 회색 1로 정리된다. 어두운 갈색이나 검정은 없었다. 지난주만 해도 검정 코트가 두 명, 짙은 갈색 트렌치가 한 명이 있었는데 5월 첫 출근일에는 깔끔하게 사라졌다.

셔츠 — 옅은 색이 일곱 명

셔츠 색은 옅은 쪽이 압도적이었다. 흰 셔츠가 다섯 명, 옅은 하늘색이 두 명, 옅은 핑크가 한 명, 베이지가 한 명, 짙은 남색이 두 명, 검정 라운드 티가 한 명이었다. 5월에 들어서며 화이트와 라이트 블루가 다시 직장인 셔츠의 표준 자리로 돌아온 모습이다.

흰 셔츠 다섯 명 중 세 명은 카라가 살짝 작은 세미와이드, 두 명은 단추가 단정히 잠긴 클래식 카라였다. 핑크 셔츠를 입은 사람은 30대 초반으로 보였고, 카키 짧은 자켓 안에 단추를 두 개 푼 채로 입었다. 몇 년 전이라면 부담스러웠을 색이지만 5월의 흐린 아침 빛 아래에서는 차분하게 어울렸다.

소매 길이는 모두 손목뼈를 살짝 덮는 정도, 셔츠 끝단은 바지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일부러 빼서 입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여의도라는 동네가 가지는 보수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바지와 신발 — 회색 슬랙스의 우세

바지는 슬랙스가 열, 청바지가 둘이었다. 슬랙스 열 명 가운데 회색이 다섯, 짙은 베이지(카키)가 셋, 네이비가 둘이었다. 검정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4월까지만 해도 검정 슬랙스가 출근복 표준이었는데, 5월에 들어서며 회색이 그 자리를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바지 길이는 발등을 살짝 덮거나 발목이 살짝 보이는 길이가 절반씩 섞여 있었다. 통은 너무 좁지도 너무 넓지도 않은 중간 폭이 대부분이었다. 작년 봄 유행했던 와이드 슬랙스는 한 명만 있었다.

신발은 짙은 갈색 더비가 넷, 검정 옥스퍼드가 셋, 흰색 스니커즈가 셋, 네이비 로퍼가 둘이었다. 흰 스니커즈 세 명 모두 슬랙스에 매치했는데, 어색하지 않았다. 출근복에 흰 스니커즈가 들어오는 흐름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단계로 보인다.

가방과 디테일 — 토트백의 비중이 커졌다

가방은 백팩이 다섯, 검정 가죽 토트가 넷, 메신저백이 둘, 손에 든 서류가방이 한 명이었다. 4월 28일 광화문 관찰에서는 백팩이 일곱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5월의 첫 출근일에는 토트백을 든 남자가 늘었다. 모두 검정 가죽이었고, 사이즈는 노트북이 들어가는 가로형이었다.

시계는 메탈 밴드 다섯, 가죽 밴드 둘, 스마트워치 셋, 시계를 차지 않은 사람이 둘이었다. 안경은 열두 명 중 일곱 명이 썼다. 무테 또는 얇은 메탈 테가 다섯, 두꺼운 검정 뿔테가 둘이었다. 헤드폰을 쓴 사람은 단 한 명, 나머지는 모두 무선 이어폰이었다.

관찰을 정리하며 — 셔츠 한 장의 무게

지난 두 주의 출근복 관찰을 종합하면, 5월 첫 월요일은 '아우터에 의지하던 봄'이 '셔츠 한 장으로 버티는 봄'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에 가까워 보였다. 색은 밝아지고 옷의 두께는 얇아지지만, 셔츠를 빼서 입거나 카라를 풀거나 신발을 과감하게 매치하는 식의 '드러난 변화'는 거의 없었다. 변화는 안쪽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다.

여의도라는 동네가 그렇다. 패션의 가장자리에서 새로운 실루엣이 생기는 게 아니라, 시청·광화문에서 익어 검증된 것을 한 박자 늦게 그러나 확실하게 가져온다. 다음 주 같은 시간, 같은 출구에서 다시 열두 명을 적기로 했다. 그때는 외투를 걸친 사람이 일곱에서 다섯 아래로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의 메모

5월 첫 월요일, 여의도역 5번 출구. 외기 17도, 흐림. 외투 7/12, 셔츠 옅은 색 9/12, 회색 슬랙스 5/10, 흰 스니커즈 3/12, 검정 가죽 토트 4/12. 다음 관측일은 5월 둘째 월요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