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11시, 성수동 연무장길에서 내가 센 4월 마지막 주말 옷차림 열다섯 — 20대 남자의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패션 로그

4월 25일 토요일 오전 11시, 나는 성수1가 연무장길 초입에서 12시 27분까지 걸으며 길에서 마주친 20대로 보이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노트에 적었다. 한 시간 반 동안 열다섯 가지 윤곽이 추려졌다. 4월의 마지막 토요일, 서울 한낮 기온은 19도쯤이었고 바람은 약했다. 봄의 끝과 여름의 처음이 옷에서 가장 먼저 갈라지는 한 주였다.

왜 토요일 11시의 연무장길을 골랐나

평일 출근길의 옷차림은 직장 코드의 영향이 크다. 그래서 나는 주말 오전을, 그것도 카페와 셀렉트숍이 밀집한 성수동 연무장길을 골랐다. 이 거리는 옷 가게 사이사이에 공장에서 개조한 카페가 끼어 있어 사람들이 천천히 멈춰 서서 진열창을 본다. 멈춰 서는 순간이 길어서 옷의 디테일을 관찰하기에 좋다. 나는 연무장길 23 부근의 회색 외벽 카페 앞 벤치에 앉아 시작했고, 횡단보도 두 개를 건너 성수이로 7길 안쪽까지 들어갔다 돌아왔다.

외투의 두께가 갈라진 한낮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외투였다. 열다섯 명 중 일곱은 카디건만 입었고, 다섯은 얇은 셋업 재킷, 셋은 아예 반팔에 가방만 메고 있었다. 카디건 일곱 중 다섯이 베이지나 연한 카키였고, 두 명만 검정이었다. 나는 같은 시각 같은 거리에서 사람들이 올해 봄의 색을 거의 합의해 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다. 작년 4월 마지막 주말에 같은 거리를 지나갔을 때는 검정 카디건이 절반 이상이었던 기억이 있다. 한 해 사이에 거리의 색이 두 단계는 밝아졌다.

바지는 길이로 갈렸다

바지에서는 길이의 차이가 분명했다. 열다섯 명 중 발목이 보이는 9부 길이가 아홉, 양말까지 덮는 풀 렝스가 넷, 발목 위로 올라가는 크롭이 둘이었다. 와이드 핏은 열한 명, 일자 슬림은 네 명. 나는 와이드의 비율이 작년 가을보다 또 늘었다고 적었다. 색은 짙은 인디고 셋, 연한 워시 다섯, 검정 넷, 베이지 셋이었다. 흥미로웠던 건 베이지 바지를 입은 세 사람 모두 흰색 운동화를 신었고, 같은 흰색 운동화 안에서도 두께가 미묘하게 달라 보였다는 점이었다.

가방 — 작아진 토트, 늘어난 메신저

가방은 한 해 사이 가장 빨리 바뀐 항목 같았다. 열다섯 명 중 토트백을 든 사람이 다섯이었는데, 작년 같은 거리에서 본 토트보다 한눈에도 사이즈가 작아졌다. A4가 들어갈 만한 토트는 두 명뿐이었고, 셋은 손바닥 두 개를 합한 크기의 미니 토트를 손에 쥐고 있었다. 반면 어깨에 사선으로 메는 메신저 가방을 든 사람이 여섯으로 늘어 있었다. 빈티지 가죽 두 개, 매끈한 나일론 네 개. 메신저 가방이 작년 봄의 크로스 슬링과 다른 점은 두께였다. 책 한 권은 들어갈 만한 두께를 다섯이 들고 있었다.

액세서리에서 본 두 갈래

모자, 안경, 목걸이까지 합쳐 보면 액세서리는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한쪽은 캡 모자와 메탈 프레임 안경, 가는 은색 목걸이의 깔끔한 조합. 다른 한쪽은 비니, 두꺼운 검정 뿔테, 무거운 펜던트의 묵직한 조합. 나는 4월 말이면 비니가 없을 줄 알았는데 열다섯 중 둘이 비니를 쓰고 있었고 그중 한 명은 반팔에 비니였다. 봄과 가을이 한 사람 안에서 충돌하는 풍경이었다.

내가 입고 나간 옷에 대한 메모

관찰을 마치고 카페 유리에 비친 나를 보니 내 옷차림도 통계의 한 줄이 되어 있었다. 베이지 카디건, 짙은 인디고 와이드 데님, 흰색 운동화, 검은 메신저 가방. 열다섯 명의 평균값에 가깝게 입은 셈이었다. 평균에 닿았다고 즐거워해야 할지, 더 멀리 떨어져야 할지 잠깐 생각했다. 결론은 매년 4월 마지막 주말에 같은 거리에서 같은 관찰을 반복하는 한, 평균으로 향하는 발걸음과 평균에서 멀어지는 발걸음이 한 사람 안에 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론 메모 — 한 줄로 줄이면

4월 25일 성수동 연무장길의 토요일 한낮은 베이지 카디건과 와이드 인디고, 작아진 토트와 두꺼워진 메신저로 정리됐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한 주의 거리 옷차림은, 색은 밝아지고 길이는 짧아지고 가방은 작아지면서 두꺼워졌다. 다음 토요일에는 한강공원 잠수교 쪽으로 자리를 옮겨 같은 시각 같은 분량으로 다시 세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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