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낮 12시 반, 창신동 봉제골목을 걷다 — 셔터 내린 공장 일곱 곳과 꺼지지 않은 재봉틀 세 대
월요일 점심시간, 창신동 봉제골목을 50분쯤 걸었다. 셔터 내린 공장이 일곱, 재봉틀 소리가 여전히 들리던 곳이 세.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 고시를 앞둔 골목에서 내가 세고 기록한 숫자들과 풍경.
낙산 아래 좁은 골목, 12시 25분에 들어섰다
창신역 4번 출구에서 낙산공원 방향으로 5분쯤 걸어 올라가면 "창신4길"이라는 이름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폭 3미터쯤 되는 골목이고 양쪽으로는 2층에서 3층짜리 낡은 주택 겸 공장이 붙어 있다. 내가 도착한 시각은 월요일 12시 25분, 봉제공장들이 점심시간을 막 시작한 참이었다. 골목 중간에서 김치찌개 냄새가 섞여 올라왔고, 그 아래로는 재봉틀 특유의 기름 냄새가 남아 있었다.
동대문에서 원단을 밀고 오는 오토바이
첫 50미터를 걷는 동안 오토바이 네 대가 지나갔다. 뒤 짐칸에 두루마리 원단을 2미터 넘게 쌓은 형태가 세 대, 완성된 옷을 검정 비닐에 넣어 묶은 한 대. 동대문 원단시장에서 창신동 봉제공장으로 원단이 올라오고, 다시 완성된 제품이 내려가는 흐름이다. 운전자들은 대부분 50대로 보였고 한 분은 헬멧을 쓰지 않았다. 오토바이 속도는 시속 15킬로미터 정도, 비좁은 골목에서 원단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빠르게 달릴 수 없다.
셔터 내린 공장 일곱 곳, 이유는 묻지 못했다
200미터쯤 걷는 동안 나는 셔터가 완전히 내려진 봉제공장을 일곱 곳 세었다. 간판은 남아 있었다. 어패럴, 봉제, 미싱 같은 글자가 들어간 이름들. 셔터 앞에 먼지가 5밀리쯤 쌓인 곳이 네 곳, 비교적 깨끗한 곳이 세 곳이었다. 깨끗한 쪽은 점심시간이어서 닫혀 있을 가능성이 있고, 먼지가 쌓인 곳은 폐업한 지 몇 달은 지났다는 뜻이었다. 구체적인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안에 사람이 없었고, 옆 공장에 들어가 묻는 것도 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재봉틀 소리가 들리던 세 곳 — 한 곳은 2층 창문으로
반대로 재봉틀 소리가 들려오는 공장도 세 곳 있었다. 두 곳은 1층이라 반쯤 열린 문 사이로 형광등 아래 여섯에서 여덟 대의 재봉틀이 가로로 줄지어 놓인 것이 보였다. 세 번째 공장은 2층에 있었고 창문이 열려 있어 재봉틀 돌아가는 "드드드드" 소리가 골목으로 내려왔다. 내가 그 자리에 30초쯤 서 있는 동안 소리가 두 번 멈추고 다시 시작됐다. 점심시간 직전에 마무리할 작업이 남았다는 뜻일 것이다.
30년 된 간판과 갓 붙은 "매매" 스티커
간판의 연식은 제각각이었다. 아크릴 간판이 누렇게 변색된 곳, 글씨가 반쯤 벗겨진 나무 간판, 페인트 글씨 간판까지. 내가 눈으로 센 것만 해도 30년은 넘었을 간판이 다섯 개였다. 그 중 세 곳의 셔터에는 새로 붙은 "건물 매매 문의" 스티커가 있었다. 전화번호가 인쇄된 흰색 스티커였고 테이프 가장자리가 아직 누렇게 변하지 않은 상태, 붙인 지 한두 달 안쪽으로 보였다.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움직임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한 뒤 이런 스티커가 늘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점심 배달 오토바이와 반장님들의 식탁
12시 40분쯤 배달 오토바이가 두 대 연속으로 골목에 진입했다. 배달통 위에 국물이 있는 그릇이 보였다. 한 공장 앞에서 50대 반장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나와 배달을 받았고, 안쪽에서는 이미 세 분이 접이식 테이블 앞에 앉아 있었다. 문이 열리는 찰나 본 장면이다. 공장 안에서 끓인 것인지 따로 시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작은 봉제공장에서 월요일 점심은 각자 도시락이 아니라 다같이 한 상에서 먹는 방식이었다.
재개발 고시를 기다리는 골목에서 내가 기록한 숫자
창신4길을 끝까지 걸어 창신2길로 이어지는 모퉁이에 섰을 때 시간은 13시 12분이었다. 50분 남짓 걷는 동안 내가 센 숫자는 이렇다. 셔터 내린 봉제공장 일곱 곳, 재봉틀 소리가 들리던 공장 세 곳, 원단 오토바이 네 대, "매매" 스티커 세 장, 30년 넘어 보이는 간판 다섯 개. 이 숫자들이 1년 뒤에도 같은 비율로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다. 재정비촉진지구 고시가 실제로 나면 셔터 내린 쪽의 비율이 먼저 늘어날 것이다. 그 전에 월요일 낮 12시 반, 재봉틀 소리가 창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풍경을 한 번 더 걸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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