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 나는 AI 세 개에게 '북촌 계동길'을 300자로 묘사해 달라고 했다 — 지난 토요일 걸어서 센 열한 가게와 어긋난 네 지점

월요일 오전 열 시, 책상 위에는 커피와 노트북 한 대, 그리고 열어 둔 AI 앱 세 개가 있었다. 나는 세 곳에 같은 질문을 던졌다. "2026년 4월의 북촌 계동길을 300자로 묘사해 달라." 지난 토요일 오후 나는 계동길을 실제로 걸으며 가게 열한 곳을 세어 두었다. 오늘은 그 메모와 AI 세 답을 맞춰 본다. AI는 도구이지 대필자가 아니라는 내 원칙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왜 같은 동네를 세 AI에게 묘사해 보았나 — 월요일 오전 책상에서의 실험 시작

나는 종종 AI가 쓴 한국 동네 묘사가 어딘지 모르게 미끄러진다고 느꼈다. 한옥은 많이 나오고, 돌담과 감나무는 더 많이 나오지만, 그 동네가 정말 2026년의 평일 오전에 어떤 모습인지에 관한 문장은 드물었다. 그래서 월요일 오전 열 시, 나는 실험 하나를 하기로 했다. 같은 질문, 같은 글자 수, 같은 시점. 다른 모델 세 개.

질문은 딱 한 줄이었다. "2026년 4월의 북촌 계동길(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원서동으로 이어지는 길)을 300자로 묘사해 달라. 지어내지 말고, 일반적 정보 안에서 묘사할 것." 모델 이름은 일부러 적지 않는다. 내가 관심 있는 건 문장의 질이지 특정 회사의 우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토요일 오후 두 시 반부터 네 시까지 계동길을 아래에서 위로 걸으며, 영업 중이던 가게 열한 곳의 이름과 간판 색만 적어 두었다. 오늘은 그 메모가 채점표다.

첫 번째 AI — 지형은 맞혔지만 가게 규모를 두 배로 부풀렸다

첫 번째 답은 계동길의 지형을 정확히 잡았다. "재동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완만하게 오르는 좁은 골목길"이라는 표현은 내 기억과 거의 정확히 일치했다. 나도 토요일에 재동초 정문에서 길이 시작하는 걸 확인하고, 끝이 어디인지 애매해 원서동 방면 계단까지 올라가 보았었다.

문제는 가게 묘사였다. 첫 번째 AI는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공방이 스무 곳 넘게 늘어서 있다"고 썼다. 실제로 내가 토요일에 센 영업 중인 가게는 열한 곳. 한옥 개조 형태는 네 곳, 나머지 일곱은 1980년대풍 상가주택을 그대로 쓰고 있었다. AI의 '스무 곳 넘게'는 주말 저녁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의 인상을 일반화한 듯했다. 평일 오전의 계동길은 반쯤 문을 닫고 있다. 규모 감각이 두 배쯤 부풀어 있었다.

두 번째 AI — 한옥 디테일은 정교했지만 2026년 4월의 실제 바뀐 지점을 놓쳤다

두 번째 답은 문장이 가장 단단했다. 기와의 곡선, 처마 아래 나무의 색, 담장 너머로 보이는 감나무의 높이까지 거의 시각적으로 그릴 수 있을 정도였다. "회색 기와와 주황빛 흙담이 일정한 리듬으로 반복된다"는 문장은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여기에도 빈칸이 있었다.

빈칸은 '변화'였다. 계동길 중간쯤에는 작년 겨울 문을 닫은 오래된 떡집 자리가 있는데, 토요일에 보니 그 자리에 새로 들어선 베이글 가게의 간판이 흰색 라이트박스로 바뀌어 있었다. 그 옆 골목의 세탁소도 간판만 남기고 셔터를 내린 지 한 계절째다. AI의 묘사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길"이라는 큰 문장에서 멈춰 있었고, 어느 가게가 어느 계절에 바뀌었는지에 관한 구체적 장면은 없었다. 나는 그게 사라지는 동네를 기록할 때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 AI — 가장 담담한 묘사, 그러나 계동길이 아닌 가회동으로 샜다

세 번째 답은 욕심을 가장 덜 부렸다. 300자 안에서 '아름답다'나 '고즈넉하다' 같은 형용사를 거의 쓰지 않았다. "왕복 차량이 어렵게 지나가는 좁은 편도 도로"라든가 "노인 주민과 관광객이 섞여 걷는다"처럼 사실에 가까운 문장이 많았다.

그런데 결정적인 미스가 하나 있었다. 세 번째 AI는 후반부에서 "가회동 골목의 계단 위에서 북악산이 보인다"고 썼다. 계동길은 엄밀히 말해 가회동이 아니라 계동에 속하고, 길 위쪽 끝에서 북악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지점은 계동길보다는 가회동 11길 쪽이다. 동네 이름이 샜다는 건 묘사 대상이 한 블록 옆으로 미끄러졌다는 뜻이다. 나는 여기서 다시 한번 느꼈다. 한국 동네 이름은 지리 정보가 아니라 기억 정보에 가깝다. 그 기억은 거기 몇 번 걸어 본 사람의 몸에 남는다.

세 답이 공통으로 빠뜨린 네 가지 장면 — 내가 토요일에 본 것

세 답을 놓고 메모와 맞춰 보니, 공통으로 빠뜨린 네 장면이 보였다. 첫째, 재동초등학교 담장을 따라 세워진 녹색 자전거 여섯 대. 둘째, 계동길 중간쯤에 있는 한의원 앞에 걸린 은색 알루미늄 의자 두 개 — 오후 세 시쯤이면 주인이 나와 앉아 있다. 셋째, 길 중턱의 오래된 문방구 앞에 놓인 빛바랜 노란색 플라스틱 바구니 한 개. 넷째, 골목을 올라가는 길목의 콘크리트 전봇대에 붙은 재개발 반대 스티커 열두 장. 스티커 위쪽에는 2024년 날짜가 찍혀 있었고, 아래쪽에는 2026년 3월의 새 스티커가 덧대어져 있었다.

이 네 장면은 모두 '일반적 정보'로는 도달할 수 없는 것들이다. 누군가 거기 서서, 햇빛 각도가 바뀌는 오후 세 시를 버티며 본 것들이다. AI는 아마 앞으로도 이 자리를 직접 서 주지는 못할 것이다.

오늘의 결론 — AI 묘사 앞에서 내가 계속 직접 걸어야 하는 이유

월요일 오전 열 시 반쯤, 나는 세 개의 답을 나란히 놓고 커피를 다 마셨다. 결론은 간단했다. AI는 지형과 일반 정보에 강하고, 분위기 문장을 만드는 데에도 훌륭하다. 하지만 2026년 4월의 월요일 오전, 계동길의 셔터가 열두 개 중 몇 개나 내려져 있는지, 문 닫은 떡집 자리에 베이글 가게 간판이 어떤 색 라이트박스로 바뀌었는지, 그건 내가 걸어야 기록된다.

나는 이 실험을 매주 한 번씩 반복해 볼 생각이다. 장소는 매번 바꿀 계획. 다음 주에는 공덕동 굴다리 아래를 물어볼까 한다. AI는 여전히 내 책상 위의 유용한 도구이지만, 북촌 계동길 같은 동네 이름 앞에서는 내 운동화가 먼저다. 오늘 결론은 그렇다.

— 한지후. 2026년 4월 20일 월요일 오전, 책상 위에서. "AI는 도구이지 대필자가 아니다."

댓글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