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2구역 동작대로23길 — 5월 넷째 토요일 낮 12시 47분, 셔터 여섯과 1979 우편함

2026년 5월 넷째 토요일 낮 12시 47분, 나는 사당역 6번 출구에서 동작대로23길을 따라 사당2재정비촉진구역의 안쪽까지 약 1.2km를 걸었다. 점심시간이 막 시작된 토요일, 셔터가 내려진 자리와 아직 영업 중인 자리 사이로 1979년 우편함과 시멘트 마당이 동시에 보였다. 사라지기 전의 골목을 기록해 두기로 했다.

사당역 6번 출구에서 동작대로23길로

나는 사당역 6번 출구로 올라와 동작대로를 오른쪽으로 끼고 약 240m를 직진했다. 횡단보도 두 개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동작대로23길이 갈라진다. 토요일 낮 12시 47분, 도로의 8차선 차량 흐름과 골목 안쪽의 정적은 횡단보도 한 줄을 사이에 두고 분리되어 있었다. 골목 입구의 폭은 약 5.4m, 안쪽으로 30m쯤 들어가면 4.1m로 좁아진다. 입구에 붙어 있던 정비구역 안내판은 빛이 바래 글자가 절반쯤 읽혔다. 사당2재정비촉진구역, 면적 약 3만 1천 제곱미터, 사업 시행자 표기는 손글씨 스티커로 덧붙여져 있었다.

셔터 여섯 — 영업 중과 폐업 사이

골목으로 60m쯤 들어가자 단층 점포가 다섯 채 연이어 있었고, 그 중 셔터가 내려진 칸이 여섯이었다. 한 칸에 두 개씩 셔터가 달린 곳이 한 군데 있어서 점포 수보다 셔터 수가 많았다. 가운데 칸은 ‘다래반점’이라 적힌 1990년대식 손글씨 간판이 그대로였고, 셔터 아래로 신문 한 부가 끼워져 있었다. 5월 22일자 무가지였다. 그 옆 칸은 영업 중이었다. 가게 이름 없이 ‘세탁’ 두 글자만 붙은 곳, 안에서 다림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정오를 지나 12시 49분, 손님은 보이지 않았고 라디오에서 1990년대 가요가 흘렀다. 셔터 여섯 중 두 개는 영구 폐업으로 보였고, 네 개는 점심시간 일시 폐쇄였다. 그 차이는 셔터 손잡이에 묻은 먼지의 두께로 가늠할 수 있었다.

1979 우편함과 시멘트 마당

점포 뒤편으로 골목을 한 번 더 꺾어 들어가자 단독주택 네 채가 등을 맞대고 있었다. 그 중 두 번째 집 대문 옆에 ‘1979.4’라 음각된 우편함이 박혀 있었다. 회색 페인트가 다섯 겹쯤 덧칠된 위로 ‘1979.4’가 양각으로 도드라져 있었다. 우편함의 폭은 약 22cm, 깊이 12cm. 안쪽으로 손을 넣으면 닿는 깊이까지의 벽면이 차가웠다. 그 집의 마당은 시멘트로 덮여 있었고, 가장자리에 화분 일곱 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었다. 시멘트의 균열은 가운데에서 바깥으로 다섯 갈래로 뻗어 있었다. 이 정도 균열이면 시공 시점은 적어도 1980년대 초로 추정된다. 마당의 한쪽 모서리에 ‘74-3’이라 적힌 지적 표시 페인트가 남아 있었다.

이주 안내문 — 2026년 8월 31일이라는 날짜

골목의 중간쯤 전봇대에는 이주 안내문이 두 종류 붙어 있었다. 하나는 조합 명의로 발행된 공식 안내문이었고, 또 하나는 누군가 손으로 출력해 덧붙인 부속 안내였다. 공식 안내문에는 ‘2026년 8월 31일까지 이주를 완료한다’는 문구가 굵게 인쇄되어 있었다. 부속 안내에는 보상금 지급 일정과 임시거주지에 관한 문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두 종이는 같은 압정 다섯 개로 함께 고정되어 있었지만, 부속 안내의 종이가 더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다. 토요일 낮 12시 53분, 안내문 앞에 멈춰 사진을 찍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지나가던 50대 남자가 한 번 흘끗 보고 그대로 골목을 빠져나갔다.

골목 끝, 신축 7층과 1979의 경계

동작대로23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골목은 동작대로21길과 직각으로 만난다. 그 모퉁이 너머는 풍경이 바뀐다. 2025년 준공된 신축 오피스텔이 7층 높이로 서 있었고, 1층 상가에는 전국 단위 프랜차이즈 카페가 입점해 있었다. 1979 우편함이 박힌 집과 이 7층 건물 사이의 직선 거리는 약 60m, 시간 차로 따지면 약 46년이다. 신축 건물의 외장재는 백색 메탈 패널, 우편함이 박힌 집의 외벽은 회색 시멘트 벽돌. 그 60m 안에서 사당2구역의 경계가 정확히 그어졌다. 토요일 낮 12시 55분, 카페 테라스에 앉아 있던 두 사람은 노트북을 펴고 있었고, 골목 안쪽의 단독주택 마당에는 빨래가 일곱 줄로 걸려 있었다. 같은 정오의 두 풍경이었다.

골목 안 노포의 라디오, 그리고 평상 한 개

다시 동작대로23길 안쪽으로 들어와 약 40m 더 걸었다. 골목 끝에서 두 번째 집 앞에는 평상이 한 개 놓여 있었다. 가로 1.8m, 세로 0.9m, 높이 약 35cm. 평상 위에는 신문지 한 장이 깔려 있고, 그 위로 라디오가 한 대 올라가 있었다. 1990년대식 단파 라디오, 안테나는 절반쯤 뽑힌 상태였다. 라디오에서는 토요일 정오 뉴스가 흘러나왔고, 그 옆 화분 다섯 개에는 상추 묘목이 심겨 있었다. 이 평상은 이주가 끝나는 8월 31일에 어디로 옮겨질 것인지, 아니면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폐기될 것인지를 알 수 없었다. 평상 옆 벽돌 담장에는 ‘1981.3 보수’라는 검은 글씨가 빛바랜 채로 남아 있었다.

결론 메모

사당2구역은 사라지기 전의 마지막 토요일 정오를 지나는 중이었다. 셔터 여섯, 우편함 ‘1979.4’, 안내문의 8월 31일, 빨래 일곱 줄, 신축 7층, 그리고 평상 한 개. 이 여섯 가지는 같은 골목 안에서 한꺼번에 보였다. 다음에 같은 자리에 섰을 때 이 풍경의 몇 개가 남아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오늘 12시 47분부터 13시 06분까지의 19분을 그대로 기록해 둔다. 다음 산책은 8월 말, 이주 완료 직전에 다시 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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