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수요일 오후 1시 32분, 동묘앞 구제골목 — 좌판 일곱과 1,000원 셔츠 다섯
나는 동묘앞역 3번출구에서 동묘 정문 앞 구제골목 입구까지 도보로 3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를 걸었다. 5월 13일 수요일 오후 1시 32분, 구제골목 입구의 좌판 일곱과 그 위에 쌓인 1,000원 셔츠 다섯을 차례로 세어 두었다. 동묘앞의 오후는 햇빛과 그늘이 좌판 한 줄을 사이에 두고 갈라지는 시간이었다.
동묘앞역 3번출구에서 구제골목 입구까지
나는 오후 1시 29분 동묘앞역 3번출구를 빠져나왔다. 3번출구 계단을 다 오르면 곧장 종로 58길의 보도가 나오고, 보도 폭은 어림잡아 2.6m였다. 출구에서 동묘 정문 방향으로 약 70m, 도보 시간으로 3분이 채 안 되었다. 보도의 왼쪽으로는 4층과 5층짜리 상가가 한 줄로 늘어서 있었고, 1층의 셔터는 정오를 지나 모두 위로 올라가 있었다. 오후 1시 32분, 동묘 정문 앞 광장의 모서리에서 구제골목의 입구가 시작되었다. 입구의 폭은 약 4m였고, 양옆으로 좌판이 보도 쪽으로 한 줄씩 늘어서 있었다. 광장의 바닥은 회색 화강석 판이 1.2m 정사각형으로 깔려 있었고, 판과 판 사이 줄눈에는 흙이 한 줄씩 끼어 있었다. 5월의 햇빛은 광장 한쪽에는 닿고, 한쪽에는 닿지 않았다. 닿지 않는 쪽은 정문 옆 느티나무의 그늘이었다.
입구 좌판 일곱과 손글씨 가격표
구제골목의 입구에서 정문 쪽으로 약 30m 안쪽까지, 보도 위에 좌판이 한 줄로 일곱 자리 놓여 있었다. 좌판 한 자리의 가로 길이는 약 1.8m, 세로 폭은 약 1m였다. 좌판은 모두 접이식 알루미늄 다리에 합판 상판을 올린 형태였고, 상판의 높이는 어림잡아 80cm였다. 일곱 자리 중 다섯 자리에는 흰 종이에 검은 매직 펜으로 적힌 손글씨 가격표가 한 장씩 붙어 있었다. 가격표의 너비는 약 18cm, 높이는 약 25cm였고, 네 모서리에는 투명 테이프가 한 줄씩 붙어 있었다. 다섯 장 중 세 장에는 "1,000"이라는 네 자리 숫자, 두 장에는 "3,000"이라는 다섯 자리 숫자가 적혀 있었다. 한 장은 가격 위로 검은 매직 펜으로 작게 줄이 그어져 있었고, 그 옆에 새로운 숫자가 한 번 덧붙어 있었다. 좌판 사이의 간격은 약 40cm였고, 그 좁은 틈 사이로 한 사람이 비스듬히 지나갈 수 있었다.
1,000원 셔츠 다섯과 손님 셋의 손
세 번째 좌판 위에는 셔츠가 다섯 벌 쌓여 있었다. 1,000원이라는 손글씨 가격표 바로 아래였다. 다섯 벌은 색이 모두 달랐다. 흰색 셔츠 둘, 옅은 푸른색 셔츠 하나, 줄무늬 셔츠 둘. 줄무늬 두 벌 중 한 벌은 약 4mm 간격의 가는 세로 줄무늬, 다른 한 벌은 약 1cm 간격의 굵은 세로 줄무늬였다. 셔츠의 옷깃은 모두 한 번 이상 접혀 보였고, 단추가 한 개씩 빠진 자리가 있는 셔츠도 두 벌 있었다. 좌판 앞에 손님 셋이 비스듬히 서서 셔츠 더미를 한 장씩 들춰 보고 있었다. 손님 셋은 모두 50대 이상으로 보였다. 한 손님은 안경의 다리를 셔츠 천에 살짝 댔다가 떼었다. 다른 한 손님은 셔츠를 자기 어깨 위에 올려 길이를 가늠해 보았다. 셔츠의 어깨 폭은 약 43cm, 길이는 약 70cm로 가늠되었다. 점주는 좌판의 한쪽 끝에 놓인 작은 의자에 앉아 라디오의 작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 한 곡을 따라 흥얼거리고 있었다. 의자의 높이는 약 38cm로 보였다.
골목 안쪽 셔터 셋과 상자 더미
좌판 일곱 자리를 지나 골목 안쪽으로 약 20m 더 걸어 들어갔다. 골목 안쪽의 가게는 1층 통로 양쪽으로 마주 보고 있었고, 통로 폭은 어림잡아 1.8m였다. 통로 천장의 높이는 약 2.4m. 안쪽 가게 중 셔터가 내려진 곳이 세 군데였다. 셔터 셋은 모두 짙은 회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고, 그중 한 셔터에는 흰 종이에 "임대"라는 두 글자와 그 아래 휴대전화 번호 열한 자리가 적혀 있었다. 다른 한 셔터 앞에는 종이 상자가 다섯 개 쌓여 있었다. 상자의 옆면에는 검은 매직 펜으로 "구제 / 남 95-100"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다섯 개의 상자 중 위쪽 두 개는 위 뚜껑이 열려 있어 안쪽이 보였다. 한 상자에는 청바지가 일곱 벌, 다른 한 상자에는 점퍼가 다섯 벌 접혀 있었다. 청바지의 단가는 손글씨 종이에 5,000이라는 네 자리 숫자로 적혀 있었고, 그 옆에 작은 글씨로 "4벌 18,000"이라는 일곱 자가 한 번 덧붙어 있었다. 통로의 형광등은 약 1.6m 간격으로 천장에 매달려 있었고, 그중 한 개는 빛이 깜빡이고 있었다.
동묘 정문 앞 느티나무 그늘과 오후 2시의 햇빛
골목 안쪽에서 다시 돌아 나와 동묘 정문 앞 광장에 섰다. 정문 옆에는 느티나무가 두 그루 서 있었다. 한 그루의 가지가 광장 쪽으로 약 5m 뻗어 있었고, 그 가지가 오후 1시 50분의 햇빛을 한 줄 정도의 너비로 가렸다. 광장의 바닥 화강석 위로 그늘의 너비는 약 1.4m였고, 그늘 안에 노인 셋이 작은 의자를 따로 들고 와 앉아 있었다. 의자 셋은 모두 접이식이었다. 한 사람은 신문을 펼쳐 들고 있었고, 한 사람은 종이컵에서 음료를 한 모금씩 마셨고, 한 사람은 모자를 무릎 위에 올려 두고 눈을 살짝 감고 있었다. 광장의 다른 한쪽 햇빛이 닿는 자리에는 한 사람도 앉아 있지 않았다. 오후 2시가 되자 그늘의 너비는 처음 측정 때보다 약 10cm 동쪽으로 이동해 보였다. 그늘의 동쪽 끝에 있던 종이 한 장이 햇빛 안으로 들어와 글씨가 옅게 떠 보였다. 가까이서 보니 좌판 가격표와 같은 흰 종이였다. 누군가 떨어뜨릭 가격표였고, 글씨는 "1,000"이라는 네 자리였다.
결론 메모
2026년 5월 13일 수요일, 동묘앞 구제골목의 오후는 좌판 일곱과 1,000원 셔츠 다섯과 정문 옆 느티나무 그늘로 짜인 한 시간이었다. 셔츠 한 벌의 가격이 종이 한 장에 적혀 있고, 그 종이 한 장이 바람에 떨어져 그늘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 이 골목의 오후가 작동하는 방식이었다. 다음 수요일 같은 시각 같은 자리로 다시 와서 좌판의 수와 가격표의 숫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다시 세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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