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일요일 오후 1시 53분, 상도1동 솔밭로17길 — AI 셋에게 2031년의 골목 일곱을 물었다
나는 오늘 오후 1시 53분, 동작구 상도1동 솔밭로17길에 섰다. 좁은 비탈 골목 일곱이 한 동을 둘러싸고 있었다. 클로드·GPT·제미나이 셋에게 같은 골목의 2031년을 물었고, 셋의 답은 한결같이 그럴듯했고, 한결같이 빗나갔다.
솔밭로17길의 실제 — 내가 본 12분간
오후 1시 53분, 상도역 6번 출구에서 비탈을 따라 7분쯤 올라갔다. 솔밭로17길의 입구는 오른쪽으로 경사 9도쯤 꺾여 있었다. 골목 폭은 1.8미터쯤. 양쪽 담장은 시멘트 블록을 두 단 쌓고 그 위에 회벽을 올렸다. 1976이라고 음각된 우편함 두 개, 1981이라고 새긴 것 한 개, 그리고 연도 없는 새 우편함 다섯. 셔터 일곱 중 셋은 굳게 닫혀 있었고, 둘은 반쯤 열린 채 안쪽에 화분과 자전거가 있었다. 골목 끝에 옥상 평상이 있었고, 평상 위에 마르는 호박잎 한 줌이 놓여 있었다. 5월 햇빛이 평상 끝에 정확히 한 뼘 떨어졌다.
클로드의 솔밭로17길 — 노포와 1976 우편함
클로드는 "비탈을 따라 노포 일곱이 늘어선 골목, 1976 우편함이 옛 흔적을 보여주고, 2031년에는 절반쯤 헐릴 것"이라고 적었다. 1976 우편함은 둘이지 일곱이 아니었다. 노포라고 부를 만한 가게는 한 곳뿐이었고 — 골목 입구의 쌀가게 한 곳 — 나머지는 모두 다세대 주택이었다. 클로드는 이 골목을 시장 골목으로 잘못 잡았다. 데이터 어딘가에 있는 다른 솔밭로의 잔상이 한 줄에 섞여 들어온 듯했다. 분위기는 멀었고 숫자는 더 멀었다.
GPT의 솔밭로17길 — 정비와 새 아파트 다섯 동
GPT는 "2031년에는 솔밭로17길 일대가 정비되어 새 아파트 다섯 동이 들어설 것"이라고 적었다. 정비 자체는 가능성이 있다 — 상도1동 일부는 정비예정구역으로 검토된 바 있다. 그러나 다섯 동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토지 면적이나 용적률을 본 적이 없는 채로 GPT는 다섯이라는 숫자를 자신 있게 적었다. 5년 뒤 이 골목에 정확히 몇 동이 설지는 누구도 모른다. AI도 모른다. 다만 모른다고 적지 않을 뿐이었다.
제미나이의 솔밭로17길 — 평상과 호박잎
제미나이는 "옥상 평상 위에 마르는 채소가 놓인 골목, 2031년에도 그 평상은 자리를 옮겨 어딘가에 남을 것"이라고 적었다. 평상과 채소를 동시에 잡은 건 셋 중 가장 가까웠다. 그러나 호박잎이라고 적지 못했고 한 줌이라는 양도 잡지 못했다. 평상이 자리를 옮긴다는 표현은 따뜻했지만, 실제 정비가 시작되면 평상은 대부분 폐기물 트럭으로 향한다. 제미나이의 답은 분위기에서 셋 중 가장 가까웠고, 결말에서 가장 비현실적이었다.
같은 골목, 셋이 적지 못한 한 가지
세 답이 공통으로 빗나간 한 가지가 있었다. 솔밭로17길의 5월 햇빛이 평상 끝에 정확히 한 뼘 떨어진다는 것 — 이 한 줄은 누구도 적지 않았다. 셋 다 골목의 과거(노포와 1976)와 미래(아파트와 평상의 행방)를 적었고, 오늘 1시 53분의 빛은 적지 않았다. AI가 시간 축에서 가장 약한 지점은 바로 오늘이었다. 어제까지의 데이터로 내일을 그릴 때, 오늘 한 뼘의 빛은 늘 비어 있었다.
결론 메모: 1시 53분의 빛은 1시 53분에만 있다. 그 한 뼘은 결국 내가 적어야 한다. AI 셋은 빠르게 평균을 그려준다. 평균에서 벗어난 한 뼘은 사람이 적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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