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넷째 일요일 오후 1시 53분, 성수동 연무장길 — 늦봄 일요일 오후 옷차림 15벌과 다시 본 와이드 크롭 셔츠

5월 넷째 일요일 오후 1시 53분부터 약 38분간 성수동 연무장길 디뮤지엄 앞에서 본 20대 남자 옷차림 15벌의 기록이다. 한 주 전 한남오거리에서 본 워싱 데님과는 결이 분명히 달랐고, 다시 등장한 한 가지 실루엣이 있었다. 와이드 크롭 셔츠다.

13시 53분, 디뮤지엄 앞 사거리에서 — 15벌 중 9벌의 공통점

오후 1시 53분쯤 디뮤지엄 앞 사거리에 섰다. 햇볕은 22도쯤이었고, 그늘로 한 발만 들어서면 서늘했다. 35분쯤 한 자리에 서서 카운트한 20대 남자 옷차림은 모두 15벌. 그중 9벌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요소는 두 가지였다. 첫째, 발목이 4~6cm 드러나는 9부 팬츠. 둘째, 옅은 회색·아이보리·연한 카키 가운데 한 가지 톤의 상의. 채도가 낮은 무채색 쪽으로 한 주 새 더 기울었다는 느낌이었다. 검정과 짙은 네이비는 15벌 중 단 2벌뿐이었다.

와이드 크롭 셔츠의 귀환 — 4벌이 같은 실루엣

15벌 중 4벌이 모두 와이드 크롭 셔츠를 입고 있었다. 어깨선은 어깨끝에서 2~3cm 떨어진 드롭 숄더, 밑단은 배꼽 위로 4~5cm 올라온 길이, 가슴팎 단추는 모두 두 칸씩 풀려 있었다. 작년 가을에 보였다가 겨울 내내 사라졌던 실루엣이 다시 돌아온 셈인데, 색은 작년의 흑백 대비보다 옅은 베이지·연한 회색으로 옮겨 가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은 셔츠 안에 검은 슬리브리스를 덧입어 두 겹을 만들었다. 작년에 없던 조합이다.

워싱 데님이 한 주 만에 사라진 자리

지난주 5월 23일 한남오거리에서는 워싱 데님이 16벌 중 5벌이나 보였는데, 이날 연무장길에서는 단 1벌뿐이었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옅은 회색·아이보리의 워싱 코튼 팬츠 6벌이었다. 같은 워싱이라도 데님의 단단한 주름 대신 코튼의 부드럽고 짧은 주름이 더 많이 보였다. 일요일 오후라는 시간대 탓일 수도 있고, 동네 분위기 차이일 수도 있겠다. 다음 주 같은 시간 합정에서 한 번 더 세 봐야 알겠다.

신발은 가죽 운동화에서 메시 러너로 — 6벌

신발 쪽은 지난주와 분명히 달라졌다. 가죽 운동화는 15벌 중 3벌로 줄었고, 메시 어퍼의 러닝화가 6벌로 가장 많았다. 발등이 그물망처럼 비치는 신발, 굽은 두텁고 색은 흰색·연회색이 다수였다. 5월 말 기온이 22도 위로 올라가면서 가죽보다 메시가 시각적으로도 더 가벼워 보였다. 끈은 풀고 신은 사람이 6벌 중 4벌. 슬립온처럼 신는 방식이 늘었다.

14시 31분, 카페 어니언 줄에서 본 마지막 두 벌

14시 31분쯤 카페 어니언 성수점 앞 줄에 서서 마지막 두 벌을 더 봤다. 한 사람은 와이드 크롭 셔츠에 카고 쇼츠를, 다른 한 사람은 라운드넥 코튼 티에 9부 셔츠 팬츠를 입었다. 둘 다 신발은 메시 러너였고, 가방은 캔버스 토트가 아니라 작은 슬링백이었다. 슬링백은 지난주 5벌에서 이번 주 8벌로 늘었다. 사이즈는 손바닥 두 개 정도. 가슴팎으로 메는 사람이 8벌 중 5벌이었다.

결론 메모

연무장길 38분에서 본 늦봄 일요일 오후의 옷차림은 한 주 전 한남오거리와 결이 분명히 달랐다. 와이드 크롭 셔츠의 귀환, 워싱 데님의 빠른 후퇴, 메시 러너의 우세, 그리고 슬링백의 추가 확산. 네 가지 변화 가운데 가장 뚜렷한 것은 신발이었다. 다음 주 비슷한 시간 합정에서 한 번 더 카운트해 보고 같은 흐름인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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