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가동 — 5월 셋째 수요일 점심 12시 40분, 1967년 김수근 콘크리트와 2017년 데크 한 층

세운상가 가동 옥상은 1967년 김수근의 메가스트럭처 위에 2017년 강철 데크를 한 층 더 깐 자리다. 점심 12시 40분에 올라서니 콘크리트 난간과 강철 그릴이 두 층으로 누워 있었고, 북쪽 난간에서는 종묘 정전의 검은 기와 능선이 한 줄로 보였다. 50년 차이가 같은 옥상 위에 그대로 겹쳐 있다는 사실이 오늘 산책의 가장 단단한 인상으로 남았다.

가동 1층 입구의 콘크리트 기둥 일곱과 표지석

종로3가역 12번 출구에서 청계천 방향으로 약 90미터 걸으면 세운상가 가동 북쪽 입구가 나온다. 가동은 1967년 5월 준공된 동으로, 한때 종묘부터 남산까지 1km 가까이 이어졌던 8동 가운데 가장 북쪽에 자리한다. 입구 옆 회색 돌 표지석에는 음각으로 '세운상가 1967'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고, 그 옆으로 콘크리트 기둥 일곱 개가 줄을 지어 선다. 기둥 사이 간격은 한 칸에 약 7.2m, 1층 천장 높이는 약 3.4m, 슬래브 두께는 약 28cm, 보의 깊이는 약 60cm로 가늠된다. 1층 가게 다섯은 지금도 전기·조명 부품을 팔고, 모서리 두 곳은 공구상이다. 가게 다섯 중 두 곳은 셔터가 절반쯤 올라간 채 점심 휴식 중이었고, 셔터 안쪽으로는 회색 콘크리트 벽과 흰 형광등의 빛이 같이 새어 나왔다. 가동 1층 복도의 폭은 약 2.7m, 천장에는 1967년식 사각 형광 등기구가 일곱 줄로 매달려 있다.

8층 엘리베이터를 지나 옥상 데크로 오르는 두 층

가동 엘리베이터는 8층까지만 닿는다. 8층에서 외부 철제 계단을 한 층 더 올라가면 1967년 도면 기준 9층 슬래브가 나오고, 그 위에 2017년 다시세운 프로젝트가 강철 데크를 한 층 더 깔았다. 콘크리트 슬래브와 데크 사이의 공기층은 두 손바닥 정도, 약 28cm. 그릴 발판은 한 변 약 35mm의 그물눈으로 짜여 있어, 발을 옮길 때마다 약하게 울리는 소리가 신발 밑에 머물렀다. 12시 43분, 데크에 올라선 사람은 일곱, 카메라를 든 사람은 둘이었다.

북쪽 난간에서 본 종묘 정전 지붕 능선

데크 북쪽 끝 난간에 서면 종묘 정전의 검은 기와 능선이 약 230m 떨어진 거리에서 옆으로 길게 누워 있다. 정전 자체의 동서 길이는 약 101m, 1395년에 처음 지어져 1608년 광해군 때 지금의 외관으로 다시 선 건물이다. 12시 47분의 햇빛은 능선의 남쪽 절반에 떨어졌고, 기와 잇기의 곡선이 한 줄로 흘러내리는 데 약 5도쯤의 완만한 경사가 보였다. 종묘의 정전 능선과 세운상가 가동 옥상 사이에는 종로4가의 4층 상가 건물 일곱이 끼어 있는데, 그 지붕 높이가 능선보다 약 4m가량 낮아 보였다.

2017년 강철 데크와 1967년 콘크리트 난간의 두 켜

데크는 폭 약 3m, 길이 약 58m로 가동 옥상을 동서로 가로지른다. 데크 옆으로는 1967년에 부어진 콘크리트 난간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난간 두께는 약 22cm, 높이는 약 1.05m. 표면에는 50년대식 면 처리로 골재가 굵게 드러난 자국이 남아, 두 손가락 사이에서 까칠하게 만져졌다.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옥상 보행로는 2017년 9월에 개장했고, 가동·나동·다동 세 동을 잇는다. 강철 데크는 1967년의 콘크리트를 덮지 않고 그 옆을 따라간다. 두 켜가 겹치지 않고 나란히 누워 있는 모양새가 마음에 들었다.

옥상 카페 둘과 점심 12시 50분의 그늘 한 줄

데크 중간 지점에는 옥상 카페 두 곳이 영업 중이었다. 한 곳은 가동 9층 옥상 위에 가설된 약 18제곱미터의 박스형 카페이고, 또 한 곳은 데크 위 햇빛 가림막 아래 의자 다섯을 놓은 좌석 공간이다. 12시 50분, 의자에 앉은 손님은 다섯, 그늘에 발을 들인 사람은 셋. 가림막의 그늘 폭은 약 2.4m였고, 종묘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동남쪽으로 누워 햇빛 가림막의 한쪽 끝이 한 번씩 들썩였다. 가림막 그늘 아래 의자의 좌면 온도는 손등으로 짚어 보니 미지근한 편, 섭씨 31도쯤이었다.

결론 메모

1967년의 콘크리트와 2017년의 강철 데크가 같은 옥상 위에 두 켜로 누워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두 켜 사이에 종묘 정전 지붕의 1608년이 멀리서 한 줄로 보였다는 점이 오늘의 가장 단단한 인상이다. 세운상가 가동은 다시세운 프로젝트 뒤로 점심 시간 보행객을 받는 시설로 천천히 옮겨왔고, 1층의 부품 상가 다섯은 그대로 영업 중이다. 옥상 데크에서 내려오는 길에 다시 본 1층의 형광 등기구 일곱 줄과 옥상 데크 위의 햇빛 한 줄이 같은 건물 안에서 두 시간대를 동시에 비추고 있었다. 다음에 들르면 나동 옥상으로 한 칸 더 건너가, 청계천 방향의 4층 상가 지붕 능선을 한 번 더 살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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