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일요일 오후 3시 24분, 망원시장 골목 — 일요일에만 여는 떡집의 시루 다섯

일요일 오후의 망원시장은 평일과 다른 시간을 가진다. 닫힌 가게가 더 많고, 그 사이에서 일요일에만 여는 떡집이 시루를 놓는다. 5월 둘째 일요일 오후 3시 24분, 시장 골목을 한 바퀴 돌며 다섯 개의 시루와 작은 풍경 일곱 가지를 적어 둔다.

망원시장 입구의 고요

지하철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에서 80m. 망원시장 입구의 노란 아치 아래로 들어서면, 평일이라면 사람과 사람이 부딪치는 폭의 골목이지만 일요일 오후 3시 24분에는 절반 이상의 가게가 셔터를 내리고 있다. 폭 약 4m의 골목 양옆으로 닫힌 셔터가 줄지어 있고, 그 사이에 일요일에만 여는 가게들이 띄엄띄엄 불을 켠다. 잠시 멈추면 누군가가 가게 안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일요일에만 여는 떡집의 시루 다섯

입구에서 30m 안쪽 좌측, "1987년부터"라고 작게 적힌 떡집이 있었다. 가게 앞 보도 위로 나무 시루 다섯 개가 줄을 이루고 있었다. 시루 위에는 흰 천이 덮여 있었고, 그 위로 김이 약하게 올라온다. 사장님 말씀으로는 일요일에만 시루떡을 내놓는다고 한다. 개당 4,000원, 한 시루는 6인분이라고 했다. 한 봉지를 받으니 손바닥에 따뜻한 무게가 잠시 머물렀다. 시루 안의 온도는 섭씨 62도쯤이었을 것 같다.

닫힌 셔터에 붙은 손글씨 메모 일곱 장

골목을 따라 걸으니 닫힌 셔터 위에 손글씨로 적힌 메모가 일곱 장 붙어 있었다. 두 장은 "월요일 8시 오픈", 한 장은 "5월 13일까지 휴업", 한 장은 "사장님 결혼식, 다녀오겠습니다", 두 장은 "임대문의", 마지막 한 장은 누군가가 펜으로 적은 짧은 응원 글이었다. "사장님 잘 지내시죠?" 그 옆에는 답장처럼 다른 글씨로 "응, 잘 지내고 있어요"가 적혀 있었다. 두 사람의 글씨체가 분명히 달랐다.

유리창 너머의 라디오

시장 가운데쯤, 청과상의 유리창 안쪽에 라디오 한 대가 놓여 있었다. 가게 셔터는 내려와 있었지만 유리창 너머로 라디오의 작은 불빛이 보였고, 일요일 오후 3시 30분의 클래식 채널이 흐르고 있었다. 누가 켜두고 갔는지, 일부러 켜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라디오 앞에는 작은 화분 두 개가 놓여 있었고, 그 중 하나는 새 잎이 두 장 올라와 있었다.

골목 끝의 작은 빵집과 의자 두 개

시장 골목 끝, 망원동 보광로와 만나는 자리에 작은 빵집이 있다. 입구 옆에 나무 의자 두 개가 놓여 있고, 한 의자 위에는 다 식은 커피 잔이 놓여 있었다. 가게 안에서는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오후 3시 36분이고, 빵집 앞 햇빛은 길이가 약 3m 남짓 늘어져 있었다. 그 그림자가 의자 다리 끝에서 끊어지는 모습을 잠시 보고 다음 골목으로 넘어갔다.

다음 일요일에 다시

일요일 오후의 망원시장은 평일의 망원시장과 다른 가게의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시루떡 다섯 개, 손글씨 메모 일곱 장, 라디오의 클래식 한 곡, 의자 위 식은 커피 한 잔. 다음 일요일 같은 시각에 같은 골목을 다시 걸으면, 같은 시루와 같은 메모와 같은 라디오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지 궁금하다. 한 달 뒤에 다시 걷고 비교해 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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