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토요일 오후 3시 35분, 후암동 두텁바위로 33길을 걷고 — 클로드·GPT·제미나이가 묘사한 같은 골목 세 개

나는 오늘 오후 3시 35분, 용산구 후암동 두텁바위로 33길을 천천히 걸었다. 같은 골목을 클로드·GPT·제미나이 셋에게도 묘사해달라고 했다. 세 답은 한 골목을 세 개로 갈라놓았고, 내가 본 5월의 빛은 그중 어느 것도 정확히 잡지 못했다.

두텁바위로 33길의 실제 5월 — 내가 본 5분간

오후 3시 35분, 후암동 두텁바위로 33길 초입에 섰다. 골목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약 12도 기울어 있었고, 5월 햇빛은 왼쪽 담장에 한 뼘쯤 떨어져 있었다. 셔터 다섯 중 둘은 오래 닫혀 있던 듯 손잡이에 거미줄이 한 가닥씩 걸려 있었고, 셋은 반쯤 올라가 있었다. 1979라고 새겨진 시멘트 우편함 두 개. 화분 일곱 — 고무나무 셋, 다육 둘, 이름 모를 풀 둘. 골목 안쪽에서 라디오 소리가 멀리 들렸고, 어디선가 마르는 고추가 담긴 비닐 봉지의 바스락 소리도 섞였다. 내가 5분간 적은 메모는 이게 전부였다.

클로드의 두텁바위로 — 그늘과 1979 우편함

같은 골목에 대해 클로드는 "그늘이 깊고 시멘트 우편함이 70년대 후반의 흔적을 보여주는 골목"이라고 적었다. 1979 우편함 디테일은 잘 잡았다. 그러나 5월 오후 햇빛이 왼쪽 담장에 정확히 한 뼘 떨어진 부분은 잡지 못했다. 그늘은 깊지 않았다. 5월 오후 3시 30분의 햇빛은 골목 바닥의 65퍼센트쯤을 덮고 있었고, 그늘은 오히려 얕은 편이었다. 클로드의 답은 한 시기의 분위기를 잡았지만, 오늘 그 시각의 빛 자체는 잡지 못했다.

GPT의 두텁바위로 — 가파른 경사와 슬레이트 지붕

GPT는 "가파르게 솟은 두텁바위로 33길에서 슬레이트 지붕이 뺨을 맞대고 있는 풍경"을 묘사했다. 경사는 맞다 — 12도쯤 기울어 있다. 그러나 슬레이트 지붕은 한 채뿐이었다. 다른 다섯 채는 평슬래브였고, 그중 두 채는 옥상에 파란 물탱크가 있었다. GPT의 답은 한 디테일을 골목 전체로 일반화했다. 후암동의 옛 이미지가 데이터에 더 많이 남아 있어서일 것이다. 골목은 이미 그 이미지를 절반쯤 떠난 상태였다.

제미나이의 두텁바위로 — 5월 햇빛과 고무나무

제미나이는 "5월의 늦은 오후, 두텁바위로 33길의 화분에 햇빛이 떨어지는 골목"이라고 적었다. 화분과 햇빛이라는 두 가지 결합을 잡은 건 셋 중 가장 정확했다. 그러나 화분 수를 "여러 개"라고만 묘사했고, 고무나무 셋·다육 둘·풀 둘이라는 분포는 잡지 못했다. 거미줄 한 가닥, 라디오 소리, 비닐 봉지의 바스락은 누구도 적지 않았다. 제미나이의 답은 분위기에서 가장 가까웠고, 디테일에서 가장 멀었다.

같은 골목, 세 개의 문장 — AI는 도구이지 대필자가 아니다

세 답을 나란히 두니, 같은 골목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달랐다. 클로드는 그늘, GPT는 경사와 슬레이트, 제미나이는 햇빛과 화분. 셋 다 부분은 맞고 전체는 빗나갔다. AI 세 개를 동시에 돌리면 골목 한 칸의 평균치는 뽑을 수 있었다. 그러나 거미줄 한 가닥과 1979 우편함 모서리의 녹, 그리고 비닐 봉지의 바스락 소리는 결국 내가 5분간 거기 서 있어야만 적을 수 있었다. AI는 평균을 그려주는 도구이고, 평균에서 벗어난 한 가닥은 사람이 적는 일이다.

결론 메모. 5월 둘째 토요일 오후 4시쯤 골목을 떠나며 다시 적는다. AI는 한 골목의 평균을 빠르게 그려준다. 그러나 그 골목의 한 디테일을 골라내는 일은 내 5분이 한다. 그 5분은 아무도 대신 걸어주지 않는다.

댓글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