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월요일 오후 3시 6분, 인사동 큰길 — 평일 오후의 셔터 다섯과 갤러리 손님 일곱
나는 안국역 6번출구에서 인사동 큰길 입구까지 도보로 5분이 채 안 되는 거리를 걸었다. 오후 3시 6분 정각, 가로수 그늘은 보도 한 폭만큼 늘어져 있었고 큰길의 셔터 다섯과 갤러리 안의 손님 일곱을 세어 두었다. 평일 오후의 인사동은 비어 있는 자리들이 잔잔하게 움직이는 골목이었다.
안국역 6번출구에서 인사동 큰길까지
나는 오후 2시 58분 안국역 6번출구를 빠져나왔다. 햇빛은 운현궁 돌담 위쪽으로 빠지고 보도는 절반쯤 그늘이었다. 출구에서 인사동 큰길 입구까지는 도보로 5분이 채 안 되는 거리다. 보도 폭은 어림잡아 4.5m쯤이었고, 평일 오후의 행인은 손님보다 손에 큰 도화지통을 든 학생이 더 많았다. 인사동 큰길의 시작 표지석 앞에 도착한 것이 오후 3시 6분. 표지석 옆 가로수 그늘은 길이로 2.7m쯤 늘어져 있었고, 그 끝에 노점 양산이 한 폭 겹쳐 있었다. 안쪽으로 50m쯤 들어가서야 햇빛이 길 한가운데까지 베어 있었다. 평일 큰길의 보행 밀도는 주말의 5분의 1 정도로 보였다. 한 블록 건너 두 명, 다음 블록에서 세 명. 가게 앞의 의자도 비어 있는 쪽이 더 많았다.
한지·붓·도자기 가게의 셔터 다섯과 손글씨
큰길 양옆 첫 100m 구간에서 셔터가 내려진 가게를 세었다. 왼쪽 보도에 셔터 셋, 오른쪽 보도에 셔터 둘, 모두 합쳐 다섯이었다. 셔터가 내려진 다섯 가게 중 세 곳은 셔터 위에 손글씨로 적힌 종이가 한 장씩 붙어 있었다. "잠시 외출"이라는 네 글자가 두 장, "공방 작업 중"이라는 다섯 글자가 한 장. 글씨는 모두 검은 매직 펜이었고, 종이의 가장자리가 한 번씩 접혔다 펴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셔터가 열려 있는 가게의 간판은 손글씨와 컴퓨터 폰트가 반반쯤 섞여 있었다. 한지 가게의 간판 글씨는 굵은 붓글씨 같았고, 도자기 가게의 간판은 명조 계열의 컴퓨터 글씨에 한자 한 글자가 함께 박혀 있었다. 한지·붓·도자기, 이 세 단어가 100m 안에 일곱 번 반복되었다. 가게마다 입구 한쪽에 작은 의자가 한 개씩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신문이나 부채 또는 책 한 권이 올려져 있었다. 사람은 보이지 않았지만, 의자 위의 물건들이 누군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을 조용히 가리키고 있었다.
평일 갤러리 다섯 곳과 손님 일곱
큰길에서 안쪽으로 한 번 꺾어 들어가자 갤러리 간판이 차례로 보였다. 100m 사이에 다섯 곳. 입구마다 그날의 전시를 알리는 A2 크기 패널이 한 장씩 세워져 있었다. 패널의 글씨는 검은 명조였고, 작가의 이름은 모두 한글로만 적혀 있었다. 다섯 갤러리의 출입문은 모두 유리 미닫이였고, 손잡이의 높이는 1m 안팎으로 비슷했다. 나는 다섯 갤러리의 입구를 차례로 지나며 안의 손님 수를 셌다. 첫째 갤러리 안 두 명, 둘째 한 명, 셋째 빈자리, 넷째 두 명, 다섯째 두 명. 모두 합쳐 일곱 명이었다. 그중 셋은 손에 작은 노트를 들고 있었고, 둘은 휴대전화로 작품을 가까이서 찍고 있었다. 평일 오후 3시의 갤러리는 조용했다. 안내데스크의 직원이 의자에서 일어나 손님을 따라 두세 걸음 걷는 모습이 유리문 너머로 보였다. 갤러리 입구의 안내 패널 옆에는 명함꽂이가 놓여 있었고, 명함의 가장 위 칸 한두 장이 비어 있는 것이 보였다. 평일 오후에도 명함이 두 장씩은 빠져나간 셈이다.
안쪽 골목의 한옥 카페와 처마 그늘
큰길에서 다시 한 번 안쪽으로 꺾어 들어가 작은 골목으로 내려갔다. 골목 폭은 약 2.6m. 양옆으로는 한옥을 개조한 카페가 마주 보고 있었다. 한옥의 처마는 도로 쪽으로 1.2m쯤 튀어나와 있었고, 처마 끝에서 보도까지의 그늘은 정확히 그 길이만큼 늘어져 있었다. 그늘은 오후 3시 16분의 햇빛 각도에 맞추어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한옥 카페의 마당에는 작은 좌식 테이블이 세 개 놓여 있었고, 그중 두 자리에 손님이 앉아 있었다. 한 명은 노트북을, 다른 한 명은 종이책을 펼치고 있었다. 마당 한 켠에 놓인 화분 다섯 개 중 세 개에 꽃이 피어 있었고, 두 개는 잎만 무성했다. 카페의 메뉴판 가격은 차 한 잔에 7천 원, 작은 다과 한 접시에 5천 원이었다. 메뉴판 글씨는 손글씨였고, 한 장의 종이에 두 가지 글씨체가 섞여 있었다. 누군가 두 사람이 번갈아 적었거나, 한 사람이 다른 날에 두 번 적었다는 뜻으로 읽혔다.
큰길로 다시 나와 본 평일 오후의 호흡
골목을 돌아 큰길로 다시 나오자, 처음 보았던 한지 가게의 의자 위 부채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신문이 다시 놓여 있었다. 셔터에 "잠시 외출"이라고 적힌 두 가게 중 한 곳은 셔터가 반쯤 올라가 있었다. 오후 3시 28분, 가게 안에서 노년의 주인이 한지 묶음을 두 개 꺼내 들고 나왔다. 그는 한지 묶음을 입구 옆 좌판 위에 가지런히 놓고, 셔터 위에 붙어 있던 종이를 떼어 안주머니에 접어 넣었다. 잠시 외출했다 돌아온 가게가 다시 손님을 받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인사동의 평일 오후는 조용했지만, 비어 있는 의자와 비어 있는 갤러리와 비어 있는 마당 사이로 사람들의 잔잔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었다. 큰길 끝, 종로2가 쪽으로 빠져나가는 횡단보도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큰길 전체를 한번 더 보았다. 셔터가 내려진 가게는 다섯에서 셋으로 줄어 있었다.
결론 메모
2026년 5월 11일 월요일, 인사동 큰길은 손님이 적었지만 일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형태로 움직이고 있었다. 평일 오후 3시의 인사동은 주말의 인사동과 다른 톤의 골목이었고, 셔터 위의 손글씨가 가장 많은 것이 그 톤을 정하고 있었다. 다음 월요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로 다시 와서 셔터의 수와 손글씨의 종류를 다시 세 보겠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