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화요일 어린이날 오전 9시 10분, 잠실 석촌호수 동호 산책로에서 — 30대 아빠 봄 옷차림 10벌

어린이날 아침의 석촌호수는 평일 출근길과 다른 색이 돌았다. 정장 검정 대신 베이지·올리브가 흘렀고, 바람막이는 여전히 절반쯤 입혔다. 나는 잠실 석촌호수 동호 산책로 입구에서 송파나루역 쪽 출구까지, 가족 단위로 걷는 30대 남성들의 봄 옷차림 10벌을 차례로 적었다. 어제 오후의 여의도와는 결이 달랐다. 오늘은 출근복이 아니라 피크닉 톤이었다.

호수 동쪽 입구에서 본 첫 다섯 사람 — 베이지·네이비·차콜이 돌았다

나는 9시 10분쯤 잠실역 8번 출구에서 내려 동호 입구로 걸어갔다. 아침 기온은 섭씨 16도쯤, 호수 위로 약한 바람이 불었다. 첫 번째 남자는 베이지 면 코듀로이 자켓에 흰 티, 어두운 카키색 와이드 슬랙스를 입었고 운동화는 회색 메시였다. 두 번째는 네이비 셔츠를 안에 받쳐 입고 그 위로 얇은 라이트 네이비 윈드러너 같은 바람막이를 걸쳤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남자는 짙은 차콜 티에 카키 카고팬츠를 신었는데 둘은 같은 모자 색을 골랐다 — 어두운 올리브 캡. 다섯 번째는 푸른 빛이 도는 회색 후드 짚업을 걸쳤는데 안에는 흰 티 한 장이었고 키 큰 아이를 어깨에 잠시 올렸다 내렸다. 다섯 사람의 공통점은 검정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산책로 중간, 유아차 미는 남자들의 옷 — 바람막이의 두께는 줄어드는 중

9시 25분쯤 나는 호수 둘레의 약 1.2킬로미터를 걸으며 유아차를 미는 남자 셋을 지나쳤다. 첫 번째는 황토색 라이트 자켓, 셔츠는 옅은 하늘색 옥스퍼드, 바지는 청바지였고 운동화 끈만 새로 산 것 같은 흰빛이었다. 두 번째는 라이트 그레이 후드 위에 라이트 베이지의 얇은 셸 자켓을 걸쳤는데, 바람막이 두께가 4월 말의 그 빳빳한 것보다 분명 얇았다. 세 번째는 셔츠 한 장이었다. 옅은 베이지 격자무늬 셔츠 단추 두 개를 풀고, 안에는 흰 티 한 장만 받쳤다. 4월에 봤다면 안에 한 겹 더 있었을 옷이다. 5월 첫 주의 옷은 분명히 한 겹씩 빠지고 있었다.

카페 거리 야외 벤치 옆 — 5월의 회색 후드 짚업 두 벌

호수 남쪽 카페 거리 쪽으로 꺾어 들어가니 9시 45분이었고, 야외 벤치에 30대 남자 두 명이 따로 앉아 있었다. 둘 다 회색 후드 짚업을 입었지만 톤이 달랐다. 한 명은 차콜에 가까운 짙은 회색이었고, 다른 한 명은 라이트 그레이에 가까운 헤더 톤이었다. 검은 후드보다 회색 후드가 5월에 분명 늘었다. 검정은 햇빛 아래에서 흡수가 너무 강해 5월의 광량과 어울리지 않는다. 두 사람 모두 운동화는 흰색에 가까웠고, 한 명은 짧은 양말, 다른 한 명은 보이지 않는 페이크 양말이었다.

송파나루역 쪽 출구의 마지막 다섯 — 셔츠를 다시 꺼낸 사람들

10시 5분 송파나루역 출구 근처 산책로 끝에서 나는 남자 다섯을 더 봤다. 여섯 번째는 옅은 살구색 옥스퍼드 셔츠 단독이었고, 일곱 번째는 흰 티 위에 카키색 셔츠를 셔켓처럼 걸쳤다. 여덟 번째는 라이트 데님 셔츠, 안에 회색 티, 아래는 옅은 베이지 면 슬랙스로 5월 톤의 정석 같았다. 아홉 번째는 검은 폴로 한 장으로 가장 단순한 차림이었지만 운동화만 새 흰빛이었다. 마지막 열 번째는 옅은 청록색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5월 첫 주에는 드물게 강한 컬러였고, 안에 흰 티 없이 단독으로 걸쳤다. 호수 위 햇빛이 옷의 청록색을 한 톤 밝게 끌어올렸다.

30대 아빠의 5월 색 — 피크닉 톤이 돌아왔다

오늘 본 열 명의 옷에는 한 가지 공통이 있었다. 베이지·올리브·차콜·옅은 데님 — 이른바 피크닉 톤이라 부를 만한 흙·풀·하늘 같은 자연색이 대부분이었다. 검정은 단 한 명, 형광은 없음, 흰 운동화는 일곱 명. 4월 마지막 주의 짙은 그레이와 짙은 네이비 일색이던 출근복과 비교하면 5월 어린이날 아침의 호수는 분명 다른 팔레트였다. 어제 여의도역 출근복 열두 벌은 검정과 차콜 쪽이었지만, 오늘은 풀과 흙 사이의 색이 흘렀다. 옷이 1주일 사이에 한 겹과 한 톤을 동시에 빠뜨렸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듯하다.

결론 메모 — 5월 첫 화요일 아빠 옷의 공통점

첫째, 검정은 사라지는 중. 둘째, 바람막이 두께는 4월 말보다 얇아졌다. 셋째, 셔츠는 다시 단독으로 입을 수 있는 톤이 됐다. 넷째, 운동화 색은 흰색이 다수였다. 아이와 발 맞춰 걸을 때 부담 없는 색이라 그런 듯하다. 다음 트렌드 메모는 한강공원이나 어린이대공원에서 같은 톤이 반복되는지 다시 세어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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