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넷째 수요일 오전 8시 27분, 을지로입구역 5번 출구 — 5월 끝 출근길 외투 14명과 베이지 라이트 코트의 마지막 자리
5월 넷째 수요일 오전 8시 27분, 을지로입구역 5번 출구로 빠져나오는 사람들의 외투를 24분 동안 셌다. 14명이 시야 안에 들어왔고, 베이지 라이트 코트는 단 한 명이었다. 5월 초까지만 해도 을지로1가의 출근길에서 흔히 보였던 그 라이트 코트가 5월 끝에서는 마지막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오전 8시 27분, 을지로입구역 5번 출구의 빛과 온도
2호선 을지로입구역 5번 출구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동쪽 모서리를 끼고 을지로1가 본도로로 이어진다. 출구를 빠져나오면 왼쪽으로는 명동 방향, 오른쪽으로는 을지로3가 방향이 갈라진다. 오전 8시 27분의 햇볕은 본도로의 동쪽 어디쯤에서 비스듬히 32도 각도로 떨어졌다. 외기 온도는 섭씨 18도쯤. 바람은 거의 없었다. 출구의 마지막 계단을 디딘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동작은 단추를 다시 채우는 것이 아니라 풀어내는 것이었다. 그게 5월 끝의 을지로1가 출근길에서 외투가 어떤 자리에 있는지를 한 줄로 보여줬다.
14명의 외투 분포 — 라이트 코트는 1명뿐
24분 동안 5번 출구를 통과한 14명을 외투 기준으로 분류했다. 외투 없이 셔츠 한 장 차림이 5명, 카디건이 3명, 블레이저(언컨스트럭티드)가 3명, 데님 재킷이 1명, 얇은 윈드브레이커가 1명, 베이지 라이트 코트가 단 1명이었다. 4월 마지막 주 같은 시간대에 같은 자리에서 보았을 때는 라이트 코트가 5명까지 있었다. 한 달 사이 그 자리가 셔츠 한 장과 카디건과 블레이저로 나뉘어 넘어간 인상이다. 라이트 코트 한 명은 5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분이었고, 단추를 모두 풀고 한 손에는 가죽 토트, 다른 손에는 종이컵을 들고 있었다. 셔츠 한 장 차림 5명은 모두 30대 안팎으로 보였다.
카디건 3명과 블레이저 3명 — 두께가 비슷해진 이유
카디건 3명을 자세히 보니 두께가 의외로 얇았다. 두 명은 한 손에 들고 있었고, 한 명만 어깨 위에 걸친 채였다. 색은 옅은 베이지 1명, 차콜 1명, 옅은 카키 1명. 단추는 셋 다 매트한 마감이었다. 블레이저 3명도 비슷한 결이었다. 어깨 패드가 거의 보이지 않는 언컨스트럭티드 라인이었고, 색은 네이비 2명, 옅은 토프 1명. 흥미로운 점은 카디건과 블레이저의 두께가 손등으로 어림짐작했을 때 거의 비슷했다는 사실이다. 5월 끝의 을지로1가 출근길에서는 두 옷의 경계가 두께가 아니라 형태로만 구분되는 자리에 와 있었다. 한 달 전이라면 카디건이 분명히 더 두툼했을 것이다.
데님 재킷 1명과 윈드브레이커 1명 — 동선이 달랐다
데님 재킷 한 명은 5번 출구에서 나와 곧장 명동 방향으로 향했고, 운동화는 흰 코트형 스니커였다. 어깨 가방은 옅은 카키의 캔버스. 윈드브레이커 한 명은 5번 출구를 지나치자마자 을지로3가 방향으로 꺾었다. 등에 메쉬 백팩이 있었고, 신발은 러닝화처럼 보였다. 두 사람의 동선이 본도로의 양옆으로 갈라진 것은 외투 선택의 차이와도 무관하지 않다. 데님 재킷은 사무실의 책상 위에 걸려 있을 옷이고, 윈드브레이커는 점심시간에 한 번 더 입혀질 옷이다. 같은 5월 끝의 출근길이지만 두 옷은 다른 하루를 향해 갔다.
셔츠 한 장 5명 — 색과 단추의 작은 흐름
셔츠 한 장 차림 5명을 색으로 다시 정리했다. 흰색 1명, 옅은 베이지 2명, 옅은 블루 1명, 옅은 핑크 1명. 흰색이 한 명뿐이라는 점이 5월 마지막 주 을지로1가 출근길의 분명한 신호로 읽혔다. 단추는 다섯 명 모두 매트 마감이었고, 흰 단추는 한 명도 없었다. 한 명은 셔츠 위에 가는 가죽 끈의 카드 케이스를 사선으로 메고 있었다. 가방 없이 휴대폰과 카드 케이스만으로 출근하는 동선은 4월에는 거의 보지 못한 풍경이다. 가벼워진 외투의 두께가 가방의 부피로도 옮겨가는 듯하다.
결론 메모 — 6월 첫째 수요일 같은 자리에서 다시 세어볼 것
5월 넷째 수요일 오전 8시 27분 을지로입구역 5번 출구의 출근길은 라이트 코트가 마지막 자리를 지키는 풍경이었다. 한 명. 그 한 명이 다음 주 같은 자리에 다시 서 있을지, 아니면 셔츠 한 장으로 옮겨갈지가 가장 궁금하다. 다음 관찰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라이트 코트의 잔류 인원이 0이 되는 시점. 둘째, 카디건과 블레이저의 두께 경계가 다시 벌어지는지. 셋째, 셔츠 한 장의 색 분포에서 흰색이 다시 늘어나는지 아니면 옅은 베이지가 기본값으로 굳는지. 6월 첫째 수요일 오전 8시 27분, 같은 5번 출구의 같은 모서리에 다시 서볼 생각이다. 옮겨가는 것을 기록하는 일은 같은 자리에 두 번 가는 것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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