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화요일 오전 9시 30분, 공덕역 1번 출구 — 30대 남자 출근 옷차림 12벌

나는 5월 12일 화요일 오전 9시 30분, 공덕역 1번 출구 앞 신호등 앞에 약 14분을 서 있었다. 출구를 통과한 30대 남자 12명의 자켓·셔츠·바지·신발을 차례로 적었다. 5월 둘째 주의 공덕은 더 이상 환절기가 아니라 봄의 끝자락에 가까운 옷차림이었다.

9시 30분, 1번 출구 앞 풍경

공덕역 1번 출구는 마포대로와 효창원로가 만나는 모서리에 있다. 출구 위로 LG U+ 사옥의 유리벽이 보이고, 길 건너편에는 효성 해링턴 스퀘어의 낮은 상가층이 있다. 나는 출구에서 약 6m 떨어진 가로수 그늘에 섰다. 기온은 섭씨 18도쯤, 햇살은 사선으로 길게 떨어져 인도 폭의 절반쯤을 비추었다. 9시 28분부터 9시 42분까지 14분 동안, 1번 출구로 올라오는 사람들 중 30대로 보이는 남자만 골라 메모했다. 외근 가방을 들고 곧장 길 건너 사옥 쪽으로 향하는 사람이 절반쯤이었고, 나머지는 신호를 기다리며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았다.

자켓 5명 — 색은 베이지·네이비·올리브로 좁혀졌다

자켓을 입은 사람이 12명 중 5명이었다. 베이지 면 블레이저가 두 명, 네이비 울 블렌드 자켓이 두 명, 올리브 코튼 자켓이 한 명이었다. 베이지 블레이저는 둘 다 어깨 패드가 거의 없는 안감 없는 형이었고, 길이는 엉덩이 윗부분을 살짝 덮는 정도였다. 네이비 자켓 중 한 명은 노치드 라펠에 두 단추, 다른 한 명은 후드를 어깨에 걸친 캐주얼한 핏이었다. 올리브 자켓은 가슴에 패치 포켓 두 개, 소매 끝을 두 번 접어 손목을 드러냈다. 다섯 명 모두 자켓 안에는 흰색 또는 옅은 회색 셔츠를 입었고, 단추는 위에서 두 번째까지 풀어 두었다.

셔츠·니트 4명 — 안쪽 레이어는 얇아졌다

자켓 없이 셔츠나 얇은 니트만 입은 사람이 4명이었다. 옥스퍼드 화이트 셔츠 두 명, 옅은 스카이블루 셔츠 한 명, 라이트 베이지의 얇은 코튼 니트 한 명. 옥스퍼드 셔츠 두 명은 모두 소매를 팔꿈치 아래 두 번 접었고, 한 명은 아랫단을 바지 밖으로 빼고 있었다. 스카이블루 셔츠는 흰색 면 티셔츠를 안에 입어 깃 안쪽으로 라운드넥이 살짝 보였다. 코튼 니트는 V넥이 깊지 않은 형으로 안에 셔츠를 입지 않아 빗장뼈가 그대로 드러났다. 5월의 햇볕은 정오까지 한 단계 더 올라간다고 했고, 이 네 명의 선택은 오전 11시 이후의 햇살을 미리 계산한 것처럼 보였다.

바람막이·카디건 3명 — 아침 5도 차이를 위한 겉옷

가벼운 바람막이나 카디건을 걸친 사람이 3명이었다. 차콜 그레이 카디건이 한 명, 짙은 네이비 나일론 바람막이가 두 명. 카디건은 단추를 두 개만 잠그고 나머지는 풀어둔 채였다. 바람막이 두 명 중 한 명은 자켓을 가방 위에 한 손으로 들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입은 채로 지퍼를 가슴 부근까지만 올려둔 상태였다. 공덕역에서 사옥 사이의 동선은 그늘과 햇볕이 번갈아 나타나, 아침 7시와 9시 사이의 약 5도 차이를 흡수하는 얇은 겉옷이 필요해 보였다.

바지·신발·가방 — 발목은 드러났고 가방은 작아졌다

바지는 12명 중 8명이 발목을 살짝 덮는 9부 또는 9.5부 길이였다. 색은 베이지 치노가 4명, 차콜 슬랙스가 3명, 네이비 슬랙스가 2명, 라이트 그레이 면 팬츠가 2명, 검정 면 팬츠가 1명. 신발은 흰색 캔버스 스니커즈가 4명, 검정 가죽 더비가 3명, 베이지 스웨이드 로퍼가 2명, 네이비 스니커즈가 2명, 흰색 가죽 스니커즈가 1명이었다. 가방은 12명 중 7명이 노트북이 들어갈 정도의 토트백이나 미니 백팩을 들었고, 나머지 5명은 사내 직급증과 핸드폰만 손에 쥐었다. 4월 말에는 두꺼운 백팩이 많이 보였는데, 이번 화요일에는 가방의 두께가 한 단계 줄었다는 인상이었다.

결론 메모

5월 둘째 화요일 9시 30분의 공덕은 봄옷의 끝물과 초여름 셔츠의 시작점이 한 출구 앞에 함께 서 있었다. 자켓을 입은 다섯과 셔츠만 입은 넷의 차이는 출근 시각과 사옥까지의 거리, 그리고 정오 햇살을 미리 셈한 결과처럼 보였다. 나는 다음 화요일에 같은 자리에 다시 서서 자켓의 수가 더 줄었는지, 또는 한 번 더 늘어났는지 세어 보기로 했다.

댓글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