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6구역 노량진로27길 — 5월 넷째 일요일 새벽 6시 12분, 수산시장 뒤편 다세대 일곱과 1981년 우편함

일요일 새벽 6시 12분, 노량진수산시장 뒤편으로 한 블록 들어선다. 큰길 도매상 형광등은 환한데 노량진6구역 27길 안쪽은 가로등 두 개와 다세대 일곱 동이 전부다. 사라지기 전 골목의 윤곽을 적어둔다.

큰길과 골목의 시차

노들길 옆 수산시장 통로는 6시 직전까지 형광등이 줄지어 환하다. 도매상 트럭은 6시 5분쯤 마지막 차가 빠져나가고, 노량진로27길 안쪽으로 한 블록 들어가면 가로등 두 개만 남는다. 두 가로등 사이는 약 38m, 그 사이 다세대 일곱 동이 전부다. 큰길의 환한 형광등과 27길 두 가로등의 노란 빛 사이에는 체감상 한 단계 분명한 어둠의 층이 끼어 있다.

1981년 우편함의 위치

27길 14번지 외벽에 빨간 우편함이 있다. 옆면 음각으로 "1981"이라 새겨져 있고, 표면 페인트는 다섯 군데 정도가 벗겨졌다. 우편함 위 시멘트벽돌은 폭 19cm, 표면 가로 줄눈만 살아 있다. 우편함 아래 화단에는 채송화 다섯 포기, 흙 위로 5월 아침 이슬이 남아 있다. 줄눈 사이에는 잡초가 두 줄로 뻗어 나와 있다.

다세대 일곱 동의 외장

7층 다세대 두 동은 1990년대 후반 적벽돌 마감으로, 1층 차고는 셔터가 내려져 있다. 셔터 페인트 위로는 이사 안내 봉투가 끼워져 있다. 4층 다세대 다섯 동은 1980년대 후반 시멘트벽돌에 도장을 덧입혔다. 외벽 색은 베이지에서 회색으로 바랜 정도가 동마다 다르다. 14번지 다세대 옥상 물탱크는 폭 약 1.4m, 윗면에 "1989" 검은 페인트가 남아 있다.

골목의 소리와 온도

새벽 6시 12분 골목 온도는 섭씨 16도쯤, 가로등 그늘 아래는 14도쯤이다. 들리는 소리는 세 갈래로 나뉜다. 수산시장 도매 정리의 낮은 웅성거림이 약 50m 뒤에서 들리고, 27길 끝 빌라 1층 라디오에서 일기예보가 흘러나오고, 멀리 노들길 차량이 간간이 지나간다. 골목 끝 가로등 아래 길고양이 두 마리가 마주 보고 앉아 있다. 두 마리 사이 거리는 약 1.2m.

재개발 안내문과 시공자 선정 현수막

27길 17번지 전봇대에 "노량진6구역 시공자 선정 총회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일자는 다음 달 첫째 화요일 오후 2시, 장소는 인근 종합사회복지관 강당으로 적혀 있다. 현수막 옆 작은 안내문에는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합니다"라는 한 문장이 있다. 27길 19번지 다세대 1층 출입구 우편함 옆에는 이사 안내 봉투가 꽂혀 있고, 봉투에는 5월 말일 도장이 찍혀 있다.

사라지기 전의 마지막 일요일 아침

27길은 길이 약 180m, 폭 약 5.4m이다. 6시 25분이 되자 동쪽으로 햇빛이 들기 시작하고, 우편함의 빨간색이 다시 또렷이 보인다. 햇빛이 처음 닿는 곳은 14번지 외벽, 우편함 위쪽 시멘트벽돌 한 줄이다. 약 4분 동안 그 한 줄에만 빛이 비춘다. 그 사이 카메라 셔터 다섯 번. 다음에 올 때 27길의 다세대 일곱 동 중 몇 동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

결론 메모: 노량진6구역은 큰길 수산시장보다 빨리 정리되는 중이다. 1981년 우편함과 1989년 물탱크는 다음 분기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 주 일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다녀와 27길의 빛이 닿는 4분을 한 번 더 기록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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